가오산원. SDIC증권
중국 정부의 2021~2023년 공식 경제성장률 데이터가 과대평가됐다고 의문을 제기했던 경제학자 가오산원(高善文)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55세.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중국개발투자집단유한공사(SDIC증권)의 전 수석 분석가이자 제도경제학자인 가오가 7일 T세포 림프종으로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차이신은 가오가 지난해 초부터 건강이 악화하기 시작했으며 지난해 12월 일종의 암인 T세포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차이신은 “가오는 엄격한 경제 모델링과 중국 거시경제가 겪는 도전에 관해 매우 솔직한 논평으로 유명했다”며 “그의 견해는 금융시장과 학계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때로는 규제 당국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가오는 1971년 산시성에서 태어났다. 1995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서 경제학자로서 경력을 시작한 뒤 2003년 에버브라이트 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로서 금융계에 발을 들였다. 2007년 SDIC증권의 전신인 에센스 증권으로 옮겨 지난해 11월 공식 퇴사할 때까지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냈다.
가오는 2024년 12월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와 중국의 한 싱크탱크가 선전에서 공동 개최한 포럼에서 “중국의 실질 성장률과 다른 경제 지표들의 진정한 수치를 알지 못한다”며 “지난 2~3년간 (성장률) 공식 수치는 연평균 5%에 가깝지만, 실제 수치는 2% 정도일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가오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4700만명이 공식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지만, 고향에 돌아갔거나 임시·단기 일자리에 종사하면서 정부의 실업률 지표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중국 당국이 경제 부진을 감추기 위해 경제성장률을 실제보다 높게 발표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중국 경제가 2021년 8.4%, 2022년 3.0%, 2023년 5.2%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의 2024년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5%였다.
가오의 발언과 강연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며 큰 파장을 일으키자 가오의 위챗 계정은 일시 정지됐다. 이후 SDIC증권은 수석 이코노미스트들이 공개 행사에 참석하거나 견해를 발표하기 전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는 지침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