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병원 연구팀, 환경호르몬과 아토피 관련성 분석
포장재 등 널리 쓰이는 프탈레이트 체내 농도와 유관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진 프탈레이트에 노출된 태아와 신생아는 아토피피부염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
태아일 때부터 출생 초기까지 환경호르몬에 노출되면 아토피피부염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안강모·김지현·정민영 교수, 미국 내셔널 주이시 헬스 병원(National Jewish Health) 김병의 교수 공동 연구팀은 신생아 소변 속 프탈레이트 대사체 농도와 아토피피부염 사이 관련성을 분석해 국제학술지 ‘알레르기·천식·면역학회지(Annals of Allergy, Asthma & Immunology)’에 발표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진은 국내 4개 병원에서 태어난 신생아 61명을 생후 48시간부터 12개월이 될 때까지 추적 관찰했으며, 이 중 11명이 아토피피부염을 진단받았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유연하게 만드는 물질로 장난감과 식품 포장재, 생활용품 등에 널리 쓰인다. 음식이나 호흡, 피부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왔다가 대사 과정을 거쳐 소변으로 배출되는데, 이 과정에서 호르몬 체계를 교란하는 환경호르몬으로도 알려져 있다. 임신 중 프탈레이트가 체내 유입되면 태반을 거쳐 태아에게 전달되고, 양수에도 유입되기 때문에 태아의 피부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 있다. 연구진은 신생아의 소변을 통해 태아 시기부터 출생 직후까지의 환경호르몬 노출 정도를 파악했다.
연구 결과, 프탈레이트의 일종인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 대사체의 총합 농도가 높을수록 아토피피부염 발생 위험이 약 2배 더 높았다. 연구진이 분석한 기준값(12.18㎍/ℓ) 이상의 고농도군에서는 그 위험이 8.31배에 달했다.
연구진은 프탈레이트 노출이 아토피피부염 발병 위험을 높이는 이유로 피부 장벽 약화와 염증 반응이 관련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세포실험에서도 프탈레이트 용액을 일상생활에서 노출될 수 있는 수준으로 세포에 처리한 뒤 반응을 살펴보니 염증 반응과 관련된 사이토카인 발현이 증가했다. 또한 피부 장벽을 유지하는 핵심 단백질은 3분의 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 피부 실험에서도 피부 수분 손실이 늘어 피부 장벽의 기능 저하가 확인됐다.
김지현 교수는 “생애 초기 환경호르몬 노출이 영아기 피부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피부 장벽과 면역 체계가 발달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임신 중과 출생 초기에도 생활 환경을 세심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