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소방대원들이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미사일 공습을 재차 감행했다. 일주일 새 세 번째 대규모 타격이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8일(현지시간)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이날 새벽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시내 두 개 구역에 있는 창고와 비주거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적군이 미사일로 공격하고 있으니 대피해달라”고 했다.
이번 공습은 나토 정상회의에 맞춰 의도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나토 정상회의는 7~8일 일정으로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에선 회원국 방위비 지출 확대 이행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이 핵심 의제로 다뤄지고 있다.
러시아는 나토 정상회의 전인 지난 2일과 6일에도 키이우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벌인 바 있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지난 6일 보고서에서 “러시아군이 7~8일 튀르키예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대규모 공습 타이밍을 의도적으로 맞췄을 가능성이 높다”며 “러시아의 공습 확전을 우려하는 서방 파트너들이 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지속·확대에 합의하지 못하도록 억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의 공세는 추후 협상을 위한 포석이란 분석도 나온 바 있다. 요나탄 브세비오프 에스토니아 외교부 사무총장(차관급)은 지난달 자신의 엑스에 “러시아가 나토와의 긴장을 고조 시켜 서방을 협상으로 유인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분열시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습 강화가 러시아 내부 갈등에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공영라디오(NPR)는 6일 “푸틴 대통령은 전쟁을 끝내거나 최소한 목표에 못 미치더라도 승리로 포장해 팔아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동시에 확전과 강한 타격, 유럽·나토에 대한 위협을 통해 승리로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민족주의 강경파의 압박도 받고 있다”며 “최근 키이우 공습을 보면 푸틴이 강경파 쪽 얘기를 듣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공격에 대해 지난 5일 자신의 엑스에 “미국독립기념일(4일) 직후이자 앙카라 나토 정상회의 직전이라는 점에서 푸틴의 전형적인 패턴”이라고 밝혔다. 서방의 방위 자산 지원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지원이 지연되는 것 자체가 인명 손실로 이어지고 러시아의 전쟁 지속을 부추긴다”며 신속한 지원을 촉구했다.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에스토니아·네덜란드·덴마크 등과 방산 협력 협정을 체결하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의 개막 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으며 러·우크라이나 전쟁이 “곧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