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첫날인 지난 1일 광주청사 간판이 광주광역시청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청으로 바뀌어 걸려있다. 연합뉴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대규모 재정지원을 받더라도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첨단산업 일자리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생산·고용 효과 상당 부분이 지역 밖에서 발생하는 구조여서 첨단산업 생태계 구축을 통합시의 핵심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7일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경제조사팀 박건우 과장과 목포본부 기획조사팀 권세한 조사역이 작성한 ‘전남·광주 행정통합에 따른 지역경제 영향 분석’ 자료를 보면, 지난해 청년인구 순유출률은 광주가 2.50%로 전국 시·도 중 경북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전남도 2.03%로 상위 여섯 번째였다.
전남은 고령화와 인구감소가 더 심각한 상황이다. 청년인구 비율은 14.8%로 전국 최하위권이고, 고령인구 비율은 28.5%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전체 22개 시·군 가운데 16곳은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지역 경제전문가들이 행정통합의 경제적 효과를 대체로 긍정적으로 본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지역 대학교수와 연구원, 상공회의소 관계자 등 경제전문가 65명을 대상으로 의견조사를 해 40명이 응답한 결과, 응답자의 75%는 행정통합이 지역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했다.
전문가들이 큰 기대를 건 분야는 AI·반도체 등 첨단산업이었다. 특별법에 제시된 산업전략 중 첨단산업 효과가 클 것으로 본 응답은 87.5%로 가장 높았다. 에너지산업은 77.5%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산업연관표를 활용한 정량 분석 결과는 기대와 차이가 컸다. 양 조사팀은 20조원 규모 재정지원이 이뤄질 경우 전국적으로 36조원 생산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전남광주 지역 내 효과는 17조원으로 47.2%에 그쳤다.
고용유발효과도 전국 기준 4만4000명으로 추정됐지만, 지역 내 효과는 2만3000명으로 51.3% 수준이었다. 생산 효과는 절반 이상, 고용 효과는 절반가량이 지역 밖에서 발생하는 셈이다.
AI·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지역 내 파급력도 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를 비롯한 컴퓨터·전자·광학기기의 생산유발효과 비중은 전국 기준 9.3%였지만, 지역 내 기준으로는 3.6%에 그쳤다. 정보통신도 전국 기준 6.2%에서 지역 내 기준 1.9%로 낮아졌다.
반면 석유·화학·1차 금속, 전기장비, 운송장비 등 기존 제조업은 지역 내 생산유발효과 비중이 전국 기준보다 높게 나타났다. 현재 전남광주 산업구조가 첨단산업보다 기존 제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행정통합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려면 행정 효율화와 함께 산업 전반의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양 조사팀은 “미래 핵심산업 중심의 지역 내 생산·소비·투자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자생적인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에너지와 첨단산업을 연계하는 산업구조 개편이 선언적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구체적인 이행 로드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