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리자동차그룹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의 중형 SUV ‘7X’. 경향신문 자료사진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이 2026년 상반기 전 세계 시장에서 역대 최고 실적을 새로 썼다. 최근 한국 시장에 출격한 럭셔리 브랜드 ‘지커’도 한 달 만에 사전예약 1000대를 돌파해 흥행 청신호를 켰다. 정부 보조금 제외라는 악재를 맞긴 했지만 정면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리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전 세계 판매량 142만2958대를 기록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고 8일 밝혔다.
해외 시장에서 성장세가 가팔랐다. 상반기 해외 판매량은 47만422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8% 급증했다. 이는 2025년 한 해 전체 해외 판매량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지난 6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월간 해외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특히 친환경 신에너지차(NEV) 해외 판매량은 27만718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85% 대폭 늘어 전체 해외 실적의 59%를 차지했다.
브랜드별 성과도 두드러진다. 지커는 상반기에만 17만8370대를 판매해 글로벌 누적 인도량 80만대를 넘겼다. 홍콩 시장에서는 1~5월 점유율 40.7%를 기록했고, ‘지커 7X’는 홍콩과 멕시코 럭셔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플래그십 MPV(다목적차량) ‘지커 009’도 태국 전기 MPV 부문에서 5개월 연속 1위를 지켰다. ‘지리’ 브랜드는 45일 만에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7개국에 진출해 현재 유럽 20개국 이상에서 ‘지리 E5’ 등을 판매하고 있다. ‘링크앤코’ 역시 중동과 베트남 등 신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성장세는 한국 시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지커의 중형 전기 SUV ‘지커 7X’는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약 한 달 만에 예약 대수 1000대를 넘어섰다. 고성능 장거리 주행 전기차에 대한 관심을 반영해 최상위 트림인 ‘울트라’와 ‘맥스’에 수요가 집중됐다. 국내 출시 가격은 ‘프로’가 5299만원, ‘맥스’ 5999만원, ‘울트라’ 6999만원으로 책정됐다. 전국 11개 서비스센터 등 사후 서비스 체계도 마련 중이다.
다만 전 세계 시장에서의 선전과 달리 한국 시장 환경은 만만치 않다. 지커코리아는 지난 1일부터 시행된 정부의 새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 평가에서 제외돼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국내 사업 이력과 투자 실적 요건 등이 신규 진입 브랜드에 부담으로 작용한 결과다.
지커는 파격적인 가성비 마케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오는 15일까지 사전예약 고객을 대상으로 냉온장고 옵션을 무상 제공하고 특정 옵션 선택 시 최대 100만원의 추가 할인을 지원해 보조금 공백을 메운다는 방침이다. 지리차그룹은 “하반기에도 유연한 신차 출시 전략을 바탕으로 글로벌 리더십을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