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한국 기자단 프레스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나토 순방 일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과 만나 ‘한·나토 조달 기본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개시했다. 나토와의 군수·방산 협력과 조달 계약에 필요한 법적·행정적 절차를 마련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앙카라 현지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힌 뒤 “협정이 체결되면 연 15조원으로 예상되는 나토 공동조달 시장에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개별 국가와 양자 협력을 해왔다면, 나토 전체와 조달 협정이 체결되면 나토 회원국 전반과 공동 조달하거나 방산 협력 체계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확대된다”며 “가급적 조속히 타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나토 동맹국들이 장비·물자 역량을 공동 개발하는 다국적 협력 사업 가운데 기존에 옵서버로 참여해 온 탄약·우주 사업에 더해 방산·원자재 사업에도 옵서버로 새로 참여하기로 했다. 위 실장은 “방산· 원자재 사업 참여는 한·나토 간 무기체계 간 상호운용성을 강화해 우리 기업의 나토 방산시장 진출 기반을 넓히고, 우리 군수품의 안정적인 조달 여건을 만드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나토와 한국의 무기체계 표준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 방산포럼에서 “국가마다 표준도 다르고 생산의 방식, 생산 관행이 다 다르다”며 “이 표준을 통일하는 게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를 통해 한국 방산 기업의 나토 시장 무기 수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드론·인공지능(AI) 등 민간 혁신 기술을 실제 전장 환경에서 평가·검증하는 나토 혁신훈련장에 국내 기업 참여도 추진한다. 위 실장은 “나토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드론 등 첨단 기술이 좌우하는 미래전에 대한 경험을 축적했다”며 “우리 기업들이 혁신훈련장에서 첨단기술이 실제 전장에서 어떻게 운용되는지 살아있는 경험을 얻고 혁신훈련장에서 인정받은 기술로 나토의 조달·공동개발 사업의 문을 두드릴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앙카라에서 뤼터 사무총장과 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파트너국(IP4) 대표가 참석한 소인수 회담에서도 “나토와의 표준화 강화, 방산 공급망 구축 등을 통해 방산 파트너십을 더욱 굳건히 해나가겠다”며 “이를 위해 정부 간 협력뿐 아니라 방산 기업 간 협력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한국과 일본이 나토의 무기체계 표준화에 참여하면 한·일을 비롯한 IP4 회원국 간 무기체계의 상호운용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일 간에 따로 표준화 얘기를 하고 있는 건 없다”면서도 “한국이 나토와 표준화 정도를 높여가고 일본도 그렇게 접근한다면 결과적으로 비슷한 기준이나 스펙을 가지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