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가 대규모로 발생했던 서울 강서고 화곡동 주거밀집지역. 한수빈 기자
전세사기 피해 주택 여러 가구가 한꺼번에 담보로 설정된 경우 다른 담보 주택에 대한 경매가 끝나길 기다리지 않고도 경매 차익을 먼저 받을 수 있는 절차가 이르면 이달 말 시작된다.
국토교통부·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8일 “공동담보 피해자에 대한 경매 차익 일부 선지급 제도를 이달 말 시행해 신속한 피해 회복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동담보 피해자에 대한 별도 구제 절차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줄곧 요구했던 것으로, 지난 2월 정부·여당이 이를 수용하기로 하면서 국토부·LH는 그간 구체적 방안을 검토해왔다.
현재 전세사기 피해 주택에 대한 보증금 피해 회복은 경매를 거쳐 발생한 배당과, 경매가 끝난 주택을 LH가 매입할 때 발생하는 경매 차익(감정가에서 낙찰가를 뺀 금액)을 산정해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여러 주택이 공동으로 담보로 설정된 경우엔 한 피해자의 주택 경매가 끝났더라도 다른 모든 피해자의 주택 경매가 끝나길 기다려야 경매 차익을 받을 수 있다. 피해 회복까지 1~2년이 걸릴 수도 있는 것이다.
국토부·LH는 우선 경매가 끝난 주택부터 피해자에게 경매 차익 일부를 산정해 지급하는 제도를 이달 중 시행하기로 했다. 국토부 전세사기피해지원단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경매가 완전히 끝나고 차익 100%를 지급하는 게 아니라, 일부라도 먼저 지급해 빠른 피해 회복을 지원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다만 예상되는 경매 차익 중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를 지급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모든 공동담보 주택에 대한 경매 절차가 끝나면 배당액·차익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나중에 도로 환수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을 적정 수준을 검토 중이다.
국토부는 공동담보 피해 주택이 전체 피해 인정 사례의 10%가 조금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대부분 임대인이 대출액을 늘리기 위해 여러 주택·토지를 한꺼번에 담보로 설정한 경우다.
지난 6월까지 전세사기피해지원회가 인정한 전세사기 피해 사례를 3만9669건이다. LH는 매입한 피해 주택은 9707호에 이른다. 오는 11월엔 배당액·경매 차익 등을 합해 보증금의 3분의 1에 미치지 못하면 부족분을 재정에서 지원하는 ‘최소보장제’, 신탁사기 등 무권계약 피해자에게는 최소보장금 일부를 먼저 지급하고 나중에 정산하는 ‘선지급·후정산제’가 담긴 개정 전세사기특별법이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