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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넘긴 택시노동자 고공농성, 정치는 발길 한번 안줬다…정치는 ‘외면’, 시민들은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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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택시노동자 고기영씨는 8일 인천 남동구에 있는 20m 높이 통신탑 위에서 102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택시업종은 사업용 차량 교통사고의 절반을 차지하고, 사망사고도 두번째로 높다.

고씨는 "택시회사는 하루에 10시간 일을 시키면서 3~4시간의 임금만 주고, 나머지 5~6시간은 공짜노동으로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 있다"며 "공짜노동과 임금착취를 양산하는 간주근로시간제에서 택시업종을 제외해 일한 만큼 정당하게 임금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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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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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넘긴 택시노동자 고공농성, 정치는 발길 한번 안줬다…정치는 ‘외면’, 시민들은 ‘연대’

입력 2026.07.08 16:45

수정 2026.07.08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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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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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노동자 고영기씨가 택시발전법 개정에 반발하며 고공농성을 벌인 지 102일째인 8일 인천 남동구 고공농성장에 고영기씨가 서 있다. 정효진 기자

택시노동자 고영기씨가 택시발전법 개정에 반발하며 고공농성을 벌인 지 102일째인 8일 인천 남동구 고공농성장에 고영기씨가 서 있다. 정효진 기자

“보통 고공농성을 하면 정부든 정치권이든 인간적인 도의상 한번쯤은 현장을 찾지 않습니까. 지금까지 청와대나 고용노동부, 거대 정당의 국회의원 등 단 한명도 방문하지 않아 아쉽습니다.”

택시노동자 고영기씨(57)는 8일 인천 남동구에 있는 20m 높이 통신탑 위에서 102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그는 국회가 ‘택시월급제’ 도입을 위해 2019년에 제정된 택시발전법의 시행을 2년 더 유예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추진하자 지난 3월부터 농성을 시작했다. 농성장은 개정안 논의 당시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위원장을 맡았던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사무소 앞이다.

농성 100일이 넘도록 청와대와 정부, 민주당과 국민의힘 인사들 중 아무도 현장을 찾지 않았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관심이나 중재 노력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최근 다른 사업장에서 진행된 고공농성 사례들과도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세종호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한화오션 노동자의 고공농성 현장에는 노동부 장관과 고위 공직자, 여당 대표, 국회의원 등이 방문해 노조 측과 면담하고 문제 해결 노력을 약속했다.

특히 노동계는 민주당이 여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김수억 비정규직이제그만 공동소집권자는 “정부·여당은 선거 전이나 사회적 관심이 큰 고공농성 사업장엔 찾아가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은 사실상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노동 존중을 강조한 이재명 정부가 윤석열 정권 때와 달라진 게 뭐냐”고 말했다.

택시노동자 고영기씨가 택시발전법 개정에 반발하며 고공농성을 벌인 지 102일째인 8일 인천 남동구 고공농성장에 고영기씨가 서 있다. 정효진 기자

택시노동자 고영기씨가 택시발전법 개정에 반발하며 고공농성을 벌인 지 102일째인 8일 인천 남동구 고공농성장에 고영기씨가 서 있다. 정효진 기자

정치의 무관심 속에서 그의 건강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고씨는 “지름 약 140cm에, 가운데에 기둥이 있어서 실제 생활할 수 있는 평수는 0.25평에 불과할 만큼 너무 좁아서 몸을 움직일 수가 없다”며 “이젠 날씨가 너무 더워서 얼음과 젖은 수건 등으로 몸을 감싸며 버티고 있는데, 앞으로 더 더워질 텐데 걱정이다. 차라리 장마가 기다려질 지경”이라고 말했다.

고씨를 진료한 최규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인권위원장은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원래 고혈압이 없던 사람이 땡볕 아래에서 100일을 버티더니 혈압이 크게 올라 약을 계속 늘려도 잘 조절이 되지 않는다”며 “맥박과 심장 소리도 점점 위험한 신호를 보여 지금 어떤 심각한 일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택시발전법 개정안은 지난 4월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 뒤 지난달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그러자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는 근로기준법 시행령을 개정해 택시업종을 간주근로시간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택시는 위성항법시스템(GPS)과 디지털운행기록장치(DTG), 택시운행정보관리시스템(TIMS) 등을 통해 실제 노동시간을 초 단위까지 정확하게 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택시노동자들은 실제론 10시간 이상 일해도 3~4시간 일한 것으로 간주돼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 하루 10시간씩 일해야 겨우 100만원 정도를 손에 쥘 수 있다. 이런 구조에선 과로와 과속을 할 수밖에 없고 사고 위험이 커지며, 승객들에게 안전과 친절한 서비스도 담보하지 못한다고 택시노동자들은 주장한다. 택시업종은 사업용 차량 교통사고의 절반을 차지하고, 사망사고도 두번째로 높다.

고씨는 “택시회사는 하루에 10시간 일을 시키면서 3~4시간의 임금만 주고, 나머지 5~6시간은 공짜노동으로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 있다”며 “공짜노동과 임금착취를 양산하는 간주근로시간제에서 택시업종을 제외해 일한 만큼 정당하게 임금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3일 고영기씨의 생일을 축하해주고 있는 노동계와 시민들. 본인 제공

지난 3일 고영기씨의 생일을 축하해주고 있는 노동계와 시민들. 본인 제공

정치의 공백을 메운 건 시민들이었다. 시민들은 그동안 농성장 앞에서 문화제와 연대 행사를 꾸준히 진행했고, 지난 3일에는 고씨의 생일을 맞아 공연과 생일잔치를 열었다. 고씨는 노트 한권 분량의 시민들 편지를 매일 읽으며 큰 힘을 얻고 있다.

고씨는 “예전엔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투쟁했지만, 이번엔 ‘말벌’ 동지들과 연대 시민들이 상당히 많고 투쟁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정치와 달리 시민들의 힘은 여전히 살아있고, 정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담당 부서에서 노조 측과 만나 면담을 했고,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서 관련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며 “아직까지 (고씨의) 고공 농성장 방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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