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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불신과 균열'의 파열음이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열린 튀르키예 앙카라를 에워싼 가운데 웃음 짓는 한 사람이 있다.

'나토 탈퇴'를 거론하며 회의 참석에 부정적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마음을 바꾼 유일한 이유로 에르도안 대통령을 꼽았다.

결과야 어떻든 가장 중요한 회원국 미국의 대통령이 회의에 불참하는 불상사를 튀르키예가 막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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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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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 목마에서 구원투수로”···나토 회의 최대 승자는 에르도안?

입력 2026.07.08 16:48

수정 2026.07.0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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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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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앙카라|튀르키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앙카라|튀르키예

‘불신과 균열’의 파열음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튀르키예 앙카라를 에워싼 가운데 웃음 짓는 한 사람이 있다. 호스트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 불안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친분을 통해 부쩍 커진 그의 존재감이 이번 회의를 통해 여실히 확인됐다는 평가다.

폴리티코·포린폴리시 등 정치 전문 매체들은 7일(현지시간) 긴장감 속에 개막한 나토 정상회의의 승자로 일제히 에르도안 대통령을 꼽았다. 튀르키예의 전략적 위상 격상부터 미국의 전투기 엔진 수출 금지 해제, 최신 스텔스 전투기 F-35 프로그램 복귀까지 여러 성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하이파대 스테판 이리그 교수는 포린폴리시에 “에르도안은 이번 회의에 막강한 협상력을 쥔 채 참석하며 기대하는 성과도 매우 크다”면서 “나토 정상회의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승자는 에르도안”이라고 분석했다.

튀르키예는 그동안 나토에서 ‘골칫덩이’ 취급을 받았다. 회원국 다수를 차지하는 유럽국가들에 인권 탄압을 서슴지 않는 에르도안의 권위주의 정권은 비판과 경계의 대상이었다. 2019년 튀르키예가 러시아산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도입했을 때 회원국들은 “튀르키예가 나토 안보를 위협한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상황은 달라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튀르키예의 지정학적·전략적 가치가 커진 것이다. 튀르키예는 양쪽 모두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중재 역할을 하는가 하면, 러시아의 흑해 진출을 막으면서 유럽에 일종의 방파제를 제공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과 미·이란 전쟁 국면에서도 튀르키예는 중재자로 주목받았다. 나토 회원국 가운데 튀르키예의 병력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라는 점도 나토가 튀르키예를 무시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앙카라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 앙카라|AP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앙카라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 앙카라|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과의 ‘브로맨스’도 튀르키예의 존재감을 키웠다. ‘나토 탈퇴’를 거론하며 회의 참석에 부정적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마음을 바꾼 유일한 이유로 에르도안 대통령을 꼽았다. 결과야 어떻든 가장 중요한 회원국 미국의 대통령이 회의에 불참하는 불상사를 튀르키예가 막은 셈이다. 미 싱크탱크 중동연구소의 괴뉼 톨 선임연구원은 “에르도안 대통령은 과거 나토 내부의 ‘트로이 목마’처럼 여겨졌지만 지금은 오히려 나토의 ‘구원투수’가 됐다”고 평가했다. 외교가에선 에르도안 대통령이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의에서 ‘돌발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물론 끈끈해 보이는 트럼프·에르도안 대통령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격의 트럼프 대통령만큼이나 에르도안 대통령도 그간 필요에 따라 수시로 노선을 바꿔왔기 때문이다. 톨 선임연구원은 에르도안이 보수 민주주의자에서 이슬람주의자, 반서방에서 친서방·친나토 등으로 변신을 거듭해왔다는 점을 짚으며 “모든 것은 그의 권력 유지를 위한 것이며 그의 모든 정책을 하나로 묶는 일관된 이념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과 튀르키예가 가까워질수록 이스라엘의 속은 타들어 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날 폭스뉴스에 이어 CNN 인터뷰에서도 튀르키예에 견제구를 날렸다. 그는 “튀르키예는 미국의 모범적 동맹국이라 할 수 없다”며 “에르도안은 필요할 때만 미국 대통령에 미소를 짓는다”고 말했다. 미·이란 전쟁을 거치며 트럼프 대통령과 사이가 벌어진 그는 안팎의 공격에 노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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