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경리단길에 시중은행 ATM이 모여 있다. 성동훈 기자
최근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등 ‘롤러코스피’ 양상이 심해지자 안전자산인 정기예금을 향한 관심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최근 은행권에서는 최고 연 3% 후반대 상품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상품의 경우 연 4%가 넘는 상품이 늘어나고 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을 보면, 8일 기준 은행권의 정기예금(1년 만기)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최고 금리(우대금리 포함 등) 연 3.85%의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이었다.
광주은행의 ‘굿스타트예금’의 최고 금리는 연 3.83%이며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은 기본·최고 금리 모두 연 3.61%로 책정됐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의 ‘신한My플러스 정기예금’의 최고 금리가 연 3.30%로 가장 높았다.
은행들은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을 반영해 예금 금리를 높이는 추세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정기예금(1년 만기) 평균 금리는 이미 지난 4월 연 3%를 넘어섰다. 여기에 증시로의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예금 금리를 높이기도 했다.
자금 이탈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저축은행은 더 적극적으로 고금리 예금 상품을 내놓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을 보면, 이날 기준 정기예금(1년 만기) 평균 금리는 연 3.95%로 지난해 말(연 2.92%)보다 1%포인트 이상 올랐다. 최고 연 4% 이상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 상품이 160개를 넘어섰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동일한 수준으로 금리를 인상해도 들어오는 자금의 규모가 작아졌다”며 “투자 시장으로의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금리를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자금이 예금에서 주식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났지만 최근에는 정기예금으로 다시 돈이 유입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이달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고려하면 예금 금리가 추가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4월 937조1834억원에서 5월 944조7161억원으로 7조5327억원 증가한 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949조3998억원으로 4조6837억원 늘었다.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 코스피 및 코스닥, 개별 종목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409.52포인트(5.35%) 내린 7,246.79로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은행권에서는 반도체 등 수출 호조에 따른 기업의 여윳돈 예치와 증시에서 예금으로 돌아온 고객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에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자금을 은행 쪽으로 이전하려는 수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다만 “아직은 자금 이탈을 방어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