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교 법사위원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곽규택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피켓을 들고 항의하는 가운데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범여권 의원들만 참석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장윤기 사건을 두고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경찰의 증거 인멸 의혹을 두고 “검찰에서 보완한 사항이 11개”라며 수사에 대한 교차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일각에서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했고, 조국혁신당은 장윤기 사건이 검찰에 수사권을 주는 계기가 되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남희 민주당 의원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장윤기 사건을 두고 “이번 사건처럼 경찰이 피의자 측과 내통하거나 증거를 폐기하는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이를 방지하거나 문제를 찾아낼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금 형사소송법 개정을 앞두고 있다. 이 개혁 과정에서도 어떤 수사기관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면 안 되고,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면 안 된다”며 “꿈많던 나이에 잔혹하게 살해당한 이채원양(장윤기 사건 피해자) 유족들의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이 없어야 한다’는 절규를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대원칙은 분명히 지켜져야 하지만, 수사기관에 대한 견제와 수사에 대한 교차 검증은 필요하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인권 보호이고, 특히 범죄 피해자 보호가 소홀히 되지 않게 의원들도 고민해달라”고 말했다.
홍기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힘없는 억울한 피해자를 최소화하는 수준의 보완수사권을 남겨둘 여지는 없는지 심도 있는 숙의 절차를 거쳐야한다”고 적었다. 정의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수사권 남용과 경찰 유착, 부실 수사 등의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전건송치(수사한 모든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와 필요불가결한 범위에서의 보완수사권 유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명희 혁신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개별 사건에서 발생한 경찰의 수사 미비나 유착 의혹은 엄정하게 감찰하고 사법 처리하면 될 일”이라며 “보수언론을 메가폰으로 하는 검찰의 언론플레이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박은정 혁신당 의원도 법사위 회의에서 “검사들의 언론플레이로 국민의힘까지 합세해서 민주당이 살인자 편이냐고 하고 있다”며 “장윤기 사건을 검사에게 수사권을 주는 방식으로 해결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경찰 단계에서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검찰 단계에서 보완했던 사항이 11개나 된다”며 “이 과정에서 (증거 인멸 관련) 의심이 들어 면밀히 살펴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사건 하나를 강조해서 언론플레이를 한다는 오해는 안 했으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김용민 민주당 의원과 박은정 혁신당 의원이 공동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 법안 55건을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 회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