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인천 남동구 인천시당에서 열린 ‘6·3 참정권 박탈 사태 인천 청년·대학생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3 지방선거 재선거론을 앞세워 장외 투쟁에 나섰다. 장 대표는 8일 인천 구월동 로데오거리에서 열린 지방선거 참정권 박탈 사태 청년 간담회와 규탄 집회에 참석한 데 이어 10일 대구 집회 등 전국을 돌며 재선거 여론전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지도부는 “야당이 국민과 당원의 공분을 공론장으로 끌고 나와 투쟁하는 건 상식”이라고 옹호했다. 하지만 후반기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제1야당 대표가 거리로 뛰쳐나가는 행보가 국민 눈에 곱게 비칠 리 만무하다. 장외 투쟁이 지방선거 패배에 따른 사퇴 요구와 비당권파 징계 추진에 대한 당내 반발을 무마하려는 속셈임을 모를 국민도 많지 않다.
국민의힘은 장 대표의 ‘반장동혁 세력’ 징계 정치로 내분이 격화하고 있다. 개혁성향 의원 모임인 ‘대안과미래’ 간사 이성권 의원은 이날 “일부 최고위원들도 다른 당 후보를 지원했다”며 부당한 징계가 강행될 경우 물리적 행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징계 대상자로 거론된 김재섭 의원은 당 윤리위원회를 ‘장 대표의 사냥개’라 비난했고, 6선의 조경태 의원은 장 대표 제명과 출당 처분을 윤리위에 요구했다. 지도부 내에서조차 “징계를 자제해야 한다”는 신중론과 “기강·질서를 세우는 게 공포 정치인가”라는 강경론이 충돌하며 자중지란이 이어지고 있다.
장 대표가 국회를 버리고 거리로 나선 건 징계 정치로 촉발된 내분을 덮어보려는 계산일 것이다. 강성 지지층을 결집해 책임론을 유야무야하고 사퇴 압박을 불식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반대 세력을 제거해 당대표직과 정치 생명을 연장하려는 무리수가 장외 정치로 가려지리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특히 부정선거 음모론을 앞세운 장외 투쟁이란 점에서 더욱 우려스럽다. 공당 대표라면 국회에서 근거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더구나 국회 국조특위 여야 의원들이 투표지 부족 사태 원인을 파악하고 대책 마련에 나선 상황을 감안하면 장 대표의 거리 정치에는 어떤 명분도 없다.
고물가·고금리로 고통받는 국민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민생 입법이 시급한 시기다. 이런 때에 당권 수호라는 사익에 급급한 정치를 국민이 용납할 수 있겠나. 장 대표는 형평성 잃은 징계 정치와 명분 없는 장외 선동을 중단하고 당장 국회로 복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