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서울 구청장에게 듣는다 - 이기재 양천구청장
재선에 성공한 이기재 서울 양천구청장(58·사진)은 민선 9기 임기 첫날인 지난 1일 구청장 직속 ‘지하철추진단’을 꾸렸다. 기반시설국 교통과 산하에 있던 관련 팀을 끌어올려 지하철 확충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하철 전담 태스크포스(TF)인 추진단은 도시철도 사업 유치와 관계기관 간 협력체계 구축, 주민 소통 창구 운영을 맡는다.
이 구청장은 지난 2일 경향신문과 만나 “민선 8기에서 ‘도시발전추진단’을 중심으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았다면, 민선 9기에는 지하철추진단을 통해 도시철도망 확충에 행정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급증하는 인구와 교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선제적인 교통 인프라 확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최근 서울시는 사업성이 떨어져 지지부진했던 목동선과 강북횡단선 재추진에 나섰다. 기존 목동선은 ‘T자형 노선’으로 확장하고 서남선으로 이름을 바꿔 추진한다. 목동역과 청량리역을 잇는 강북횡단선은 정거장을 줄이고 선형을 개선해 사업성을 높였다.
정거장 축소 등 경제성 보완 조치에 따른 주민 반발은 변수로 꼽힌다. 2호선 신정지선 김포 연장과 연계한 신월사거리역 신설도 양천구의 교통 현안이다.
이 구청장은 “기초지자체로선 주민 의견 수렴과 갈등 관리가 중요하다”며 “중간자적 입장에서 소통 창구 역할을 하며 주민 목소리를 수용해 반영하면서도 일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시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인 이 구청장은 “공정 관리하듯 일을 한다”며 “타이밍에 맞게 지시하고 피드백을 받아 다음 단계로 연결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어 일 추진 속도가 빠른 편”이라고 말했다. 취임식 대신 직원 조례로 민선 9기 첫 일정을 시작한 데서도 그의 업무 스타일이 엿보인다.
구청장 직속으로 민원 컨트롤타워 격인 ‘민원소통실’도 마련했다. 민원 접수부터 처리, 사후관리까지 체계를 일원화해 신속히 해결하는 역할을 한다. 그는 “큰 과제는 과제대로 풀어가면서 당장 삶의 질을 높이는 일도 더욱 세심하게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목동아파트 14개 단지를 비롯한 재건축·재개발 사업과 관련해선 “‘원스톱 지원체계’를 구축해 각종 인허가와 행정 절차를 신속하게 지원하고, 사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연 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주 단계에선 ‘이주안정지원센터’를 운영해 전월세 상담과 대출 정보, 학생들의 학군과 통학 문제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양천구는 서울의 대표적인 ‘교육 도시’로 꼽힌다. 그동안은 목동을 중심으로 한 학부모들의 교육열과 사교육 인프라가 명성을 이끌었다. 구는 이에 걸맞은 행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2023년부터 전국 단위 교육박람회인 ‘Y교육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 5월 인공지능(AI)을 주제로 열린 박람회는 학생·학부모·교사 등 7만명 넘게 찾았다.
이 구청장은 “그간 행사 외형을 계속 확대해왔으니 이제는 내실을 가다듬어야 할 때라고 본다”며 “이미 시작된 변화를 바탕으로 ‘살기 좋은 양천’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