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순 투표, 과반 없으면 3위를 1순위로 뽑은 표의 ‘2순위’ 득표 가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가 8일 8·17 전당대회에서 선호투표제를 도입하기로 한 결정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정청래 의원 측이 당헌·당규 위반이라며 철회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경쟁자인 김민석·송영길 의원 측은 “치사하게 공방을 벌여선 안 된다”며 신경전을 펼쳤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대표 선출 방식과 관련해 전준위에서 선호투표제를 의결해 발표했지만, 일부 최고위원의 이견이 있어 논의를 더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전준위 기획분과에서 이견이 제기된 부분을 재논의한 뒤 9일 전준위 전체회의와 최고위·당무위 의결 등 절차를 거치겠다는 설명이다.
앞서 전준위는 전날 당대표 선거에서 결선투표와 선호투표 두 가지 방식을 논의한 끝에 선호투표를 도입하기로 결론 내렸다. 선호투표는 투표자가 1·2·3순위 후보를 한꺼번에 투표용지에 기입하고, 1차 집계에서 1순위 득표로만 과반을 얻은 후보가 나오면 당선자를 확정한다. 1차 집계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3위 후보를 1순위로 뽑았던 투표자들이 2순위로 어떤 후보를 선호하느냐에 따라 승자를 가린다. 이 경우에도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3위 후보를 1순위로 뽑았던 투표자들이 3순위로 누구를 뽑았는지까지 포함한다.
전준위 관계자는 “별도 결선투표를 하려면 일주일 정도 더 걸리는데, 경선이 과열된 상태이니 선호투표제가 좋겠다는 기획분과의 검토 의견이 있었다”며 “전체회의에서도 반대하는 전준위원은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선호투표제가 친이재명계 후보들에게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2순위 득표가 중요해지는 구조에서 김·송 의원 지지자들이 두 사람을 2순위로 써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친정청래계는 반발했다. 이성윤·문정복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헌·당규 위반”이라며 선호투표제 적용 철회를 요구했다. 정청래 지도부에서 사무총장을 지낸 조승래 의원도 “선호투표를 실시하려면 당헌상 대표 선출 결선투표 조항을 삭제하거나, 당규상 선호투표를 결선투표의 한 방법으로 분명하게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를 위반하면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당혹스럽다”며 “전준위나 최고위에서 현명하게 잘 결정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송 의원은 정 의원 측이 자신에게 불리한 룰에 대해서만 수정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 고향인 대전·충남에서 순회경선을 시작하기로 한 것은 정 의원에게 유리할 수 있는데 이 전준위 결정에는 문제 제기가 없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결정하는 대로 가면 된다고 생각하고, 치사하게 공방을 벌일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