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국 외교장관들, 협력각서 서명
역할 분담 가능성…한국은 ‘건설’
조현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가운데),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미·일 3국이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를 상대로 공동으로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을 하기 위한 협력각서(MOC)를 체결했다. 3국이 각각 보유한 원전 기술을 협력해 에너지 수요가 높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SMR 사업을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현 외교부 장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지난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하고 SMR 협력각서에 서명했다고 외교부가 8일 밝혔다.
협력각서는 인·태 지역에서 SMR 사업을 하기 위한 3국 협력 체계를 구축하려는 목적으로 체결됐다. 외교부는 “이 협력 체계는 프로젝트 개발 위험을 줄이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며, 민간 투자를 촉진하고,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며 “공급망을 최적화하는 SMR 배치 모델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협력각서에는 표준 노형·간소화된 계약 절차를 통한 다수의 SMR 건설사업 지원, 3국 기업 간 컨소시엄 구성, 사업 자금 조달, 기술·연료·장비·서비스 지원 등 내용이 담겼다.
업계에서는 한국이 설계·조달·시공(EPC) 기업들과 함께 원전 건설 역할을 맡고, 미국은 원천 기술과 설계를 주도하며, 일본은 핵심 소재와 부품, 장비 공급을 뒷받침하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외교부는 “3국 간 조율된 협력은 한·미·일 기업들로 하여금 역내 협력 대상국들의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보다 경쟁력 있는 대안을 제공할 것”이라며 “새로운 원자로 기술이 점차 상용화되는 가운데 최고 수준의 핵안전, 핵안보, 비확산 기준을 준수하도록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안보 중요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3국이 구체적 협력 사업을 발굴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국 외교장관은 북한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도 논의했다. 외교부는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견지하는 가운데 대화와 외교를 통한 한반도 평화·안정 유지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