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간 외교·통상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는 ‘쿠팡 사태’와 관련해, 적어도 양국 정부 사이에선 이 사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강경화 주미대사가 밝혔다. 다만 최근 백악관까지 쿠팡을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입장을 낸 배경은 아직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대사는 8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쿠팡 문제는) 한·미 관계에 부담되지 않게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자는 공감대가 양국 정부 간에 형성돼 있다”면서 “미국 측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우리 정부의 입장을 분명하고 일관되게 설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미 연방 하원 법제사법위원회가 쿠팡 측의 일방적 주장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한 후 백악관이 “어떠한 합리적 기준을 적용해도 이재명 정부는 쿠팡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입장을 낸 것은 외교가에서도 예상치 못한 일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한국 외교당국은 백악관의 발언 배경을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사관은 미 의회 보고서에 거론된 한국 기관들의 입장을 취합한 후 한국은 국적에 따라 기업을 차별대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반박 의견서를 작성해 법사위에 전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원자력·핵추진 잠수함 등 안보 협력 분야는 아직 다음 회의 일정을 조율 중인 단계다. 강 대사는 “최근 앨리슨 후커 미 국무부 정무차관의 방한을 계기로 원자력·핵잠수함 부문 정상 간 합의 사항을 속도감 있게 이행해 가시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소통 체계가 가동됐다”며 “현재 차기 회의 일정 조율을 위한 소통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후커 차관 방한 당시 조선 분야는 미국 측의 준비가 부족해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는데, 조만간 워킹그룹을 가동해 진전을 모색할 것으로 한국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강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법 301조 관세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기존 한·미 관세 합의의 틀이 유지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미국 측도 이를 준수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 상호관세가 연방대법원의 위법 판결로 무효화하자 ‘대체 관세’ 도입에 나섰고, 무역대표부(USTR)를 통해 ‘강제노동’과 ‘과잉생산’ 등 두 가지 사유로 301조 조사에 착수했다. 강제노동 관련 조사에서 한국은 12.5% 관세 부과가 예고됐으며, 과잉생산 관련 조사는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강 대사는 북·미 대화 재개 전망과 관련해서는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재개 가능성에 대한 일각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구체적 진전은 없었다”면서 “우리 정부는 이달 말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 회의의 북한 참석 여부와 메시지에도 관심을 가지고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