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냄새를 분석해 전립선암을 진단할 수 있는 검사 플랫폼이 개발됐다. 게티이미지
사람의 코를 본뜬 ‘바이오 나노 코’에 센서를 장착해 소변 냄새만으로 전립선암이 있을 때 생성되는 물질을 감지하는 검사 플랫폼이 개발됐다. 연구진은 간편하고 정확하게 전립선암을 진단할 수 있어 기존 검사법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구교철 교수,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박태현 교수 연구팀은 전립선암 조기 진단용 후각 바이오센서 기반 머신 러닝 모델을 개발하고 유용성을 검증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ACS 바이오센서(ACS Biosensors)’에 발표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진은 기존의 전립선암 검사법인 ‘전립선특이항원’ 검사가 전립선비대증·전립선염 같은 다른 질환을 잘 걸러내지 못해 불필요한 조직검사로 이어지는 한계가 있어 이를 보완·대체할 수 있는 진단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에 돌입했다.
연구·개발은 단계별로 진행됐다. 1단계에선 훈련된 탐지견이 환자의 소변 냄새를 맡아 높은 정확도로 전립선암을 감별했다는 과거 연구자료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다수의 소변 샘플을 수집해 전립선암 환자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포착해낸 것이다.
2단계에선 인간 코가 냄새를 맡는 원리를 본떠 인공 코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게 구현한 나노 기술 기반의 인간 후각 수용체를 활용해 해당 냄새 분자를 센서의 신호로 변환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어 3단계는 모두 6종류의 후각 수용체 센서를 통해 얻은 신호 변화 값을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정확한 진단이 이뤄질 수 있게 했다.
개발된 플랫폼의 진단 결과가 정확한지 검증하기 위해 전립선암 환자군 40명과 대조군 33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또한, 인공지능 모델 정밀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총 290개에 달하는 소변 샘플 세트를 구축해 교차 검증 작업도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전립선암 분자를 찾아낼 때 가장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3종의 핵심 수용체를 밝혀내 이를 바탕으로 암 환자를 구분했다.
그 결과, 인공지능을 학습시켜 개발한 머닝 러신 모델의 정확도는 89% 확률로 전립선암 환자와 정상인을 감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암이 있는 환자를 ‘양성’으로 판별하는 민감도와, 암이 없는 사람을 ‘음성’으로 가려내는 특이도를 동시에 측정한 적중률은 96.4% 수준이었다. 연구진은 해당 모델의 정확도가 높아 진단과 예측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고 밝혔다.
구교철 교수는 “통증 없고 간편한 비침습적 방법으로 소변을 분석해 전립선암 진단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며 “기존 전립선특이항원 검사로는 확인할 수 없었던, 암이 지닌 공격성 정도까지 확인할 수 있어 다양한 연관 정보를 획득할 수 있었던 점도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