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마크. 김창길 기자
경찰 유착·비위 의혹이 불거진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경찰이 외부 인사가 주도하는 수사 쇄신 TF를 꾸린다. 국가수사본부장 직속 내부비리수사대도 신설해 수사 비위 대응을 강화한다.
경찰청은 9일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유사 사례 재발을 방지하고 경찰 수사에 더욱 엄격한 통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경찰 수사 신뢰 제고를 위한 쇄신TF’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TF는 명망 있는 외부 인사가 위원장을 맡고 위원 과반도 외부 인사로 구성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TF는 우선 전국 경찰관서를 대상으로 유사 사건 전수조사에 나선다.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에서 사건 관계인이 경찰관의 자녀, 부모 등 직계존비속에 해당하는 사건 등이 전수조사 대상에 포함된다. TF는 그 밖에도 경찰 수사 제도 전반을 점검해 신뢰 회복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경찰청은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 직속 내부비리수사대도 새로 꾸린다. 그동안 감찰 기능에서 담당해온 수사 권한을 국수본 차원의 신설 조직에서 직접 다루겠다는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내부 징계 대상인 비위 외에도 수사 공정성을 훼손하는 법 위반 사안 등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번 수사 쇄신 방안은 장윤기 사건을 둘러싼 부실 수사 논란이 경찰 조직의 유착·비위 의혹으로 번진 데 따라 마련된 것이다. 부실 수사·유착 의혹에 연루된 광주경찰청 지휘부를 수사에서 배제하고 경찰청 주도 특별수사팀을 투입한 데 이어, 외부에서 주도권을 쥔 수사 제도 검토까지 거쳐 장윤기 사건으로 훼손된 경찰 수사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경찰이 이처럼 조직 차원의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은 장윤기 사건이 검찰 보완수사권 존치 논란과 맞물린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을 논의 중인 정치권에서 장윤기 사건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 계기가 됐다.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보완수사권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검찰은 장윤기 사건 부실 수사·유착 의혹을 별도로 수사하면서 경찰 부담을 키우고 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10일 미국 출장에서 귀국한 직후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를 열어 TF 구성과 내부비리수사대 신설 등 후속 대책을 구체적으로 논의한다. 또 경찰 지휘부의 쇄신 의지를 강조하고 일선 경찰관들의 동참을 당부할 예정이다. 유 직무대행은 장윤기 사건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가 미국 출장 일정을 단축해 10일 조기 귀국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