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빗 CI. 코빗 제공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컨설팅의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인수를 승인했다. 금융그룹 계열사가 가상자산 거래소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위는 9일 미래에셋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이 코빗 지분 92.06%를 약 1334억원에 취득하는 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매출 대부분이 호텔 운영에서 발생하는 비금융 계열사다. 미래에셋 그룹에는 이 밖에도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주요 금융 계열사가 포함돼 있다.
공정위는 코빗의 시장점유율이 약 0.5% 수준에 그쳐, 이번 결합이 미래에셋의 증권업이나 자산운용업에서 시장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했다. 또한 코빗이 경쟁 사업자를 배제할 만큼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지 않은 점도 고려했다.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원화 거래가 가능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는 코빗을 포함해 업비트(시장 점유율 약 69%), 빗썸(28%), 코인원(2%), 고팍스(0.1%) 등 5곳이다. 이 가운데 코빗은 점유율 기준 4위 사업자다.
이번 인수를 통해 미래에셋은 금융 계열사와의 연계를 바탕으로 주식과 가상자산을 함께 거래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할 가능성이 있다. 가상자산을 기초로 한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등 사업 확장도 예상된다.
그동안 정부는 금융과 가상자산을 분리하는 이른바 ‘금가분리’ 원칙을 유지해왔다. 가상자산 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금융회사 건전성에 미칠 영향과, 규제 사각지대를 이용한 자금세탁 등 범죄 악용 가능성이 금가통합 문제점으로 지적돼왔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이 비금융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이러한 규제 적용을 우회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확대되면서 금가분리 원칙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 지분 20%를 인수해 3대 주주로 올랐으며, 삼성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지분을 각각 4%, 3.9% 보유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 역시 가상자산 거래소 인수전에 나섰다. 공정위는 네이버페이를 운영하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기업결합 건을 심사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결합을 “전통 금융권과 가상자산 거래소의 융합 흐름 속에서 금융그룹 계열사가 거래소를 인수한 첫 사례”라며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의 독과점 구조 개선과 디지털 금융 서비스 혁신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