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에 적발된 원산지표기법 위반 제품들. 관세청 제공
관세청이 원산지를 속이거나 숨긴 채 판매된 의류 416억원 어치를 적발했다.
관세청은 9일 193개 업체에서 416억원 상당의 원산지 표시 위반 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단속은 관세청을 비롯해 경찰, 공정거래위원회, 서울시, 조달청 등이 참여한 범정부 합동으로, 지난 2월9일부터 100일간 실시했다.
관세청은 내수 위축으로 국내 의류 산업이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저가 수입 의류의 이른바 ‘라벨 갈이’가 이어지면서 단속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단속 결과 ‘가짜 상품’은 정부 기관에도 흘러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국산으로 둔갑한 화학물질 보호복 36억원 상당이 공공기관에 납품됐다. 중앙행정기관 근무복(1억5000만원 상당)에는 원산지 이중 표시가 돼 있었고, 지방자치단체에 납품된 민방위복(1600만원 상당)에는 원산지 표시 라벨이 제거된 사례가 확인됐다.
유통시장에서도 위반 사례가 적발됐다. 백화점에서 판매된 여성 의류 가운데 ‘국산’ 표시가 붙어 있었지만 실제로는 중국 등 외국산인 제품이 약 1억8000만원어치에 달했다. 복합쇼핑몰에서는 원산지 라벨이 훼손된 머플러(약 4800만원 상당)가, 온라인쇼핑몰에선 원산지 미표기 티셔츠(300만원 상당)가 판매된 것으로 드러났다.
관세청은 외국산 직물을 한국산으로 둔갑해 약 237억원어치 제품을 수출한 2개 업체도 적발했다. 이들 업체는 허위로 한국산 원산지 증명서를 발급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어린이용 미술 가운과 가죽 핸드백에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사례, 원산지 라벨을 제거한 채 속옷을 판매한 사례 등도 적발했다.
합동단속 추진단은 적발 업체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수사기관 고발 등을 통해 형사처벌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관련 법에 따르면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거나 허위 표시한 경우 최대 3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위반 행위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이종욱 관세청장은 “이번 단속에서 적발된 금액은 2019년 당시의 2.8배 수준”이라며 “‘라벨 갈이’는 국내 생산 기반을 붕괴시키고 K-패션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는 심각한 불법행위인 만큼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