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지난해 2월 서울고법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검찰권 남용과 인권침해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검찰미래위) 진상조사단이 대법원에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사건의 재판 기록을 달라고 신청했지만 거절당했다.
9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진상조사단의 김 전 부원장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 기록 열람·등사 협조 신청을 전날 불허했다. 대법원은 불허한 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재판 중인 사건 서류와 증거물을 피고인·변호인·가족 등이 아닌 제3자가 열람하거나 복사할 수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진상조사단은 이날 공지를 통해 “열람·등사가 필요한 사유를 구체적으로 소명해 대법원에 재신청할 예정”이라며 “조사단은 관련 업무 수행을 위해 현재 법원에 제출된 검찰의 증거기록을 확보해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진상조사단은 “조사단 운영과 관련한 대검 지침에 따라 대검을 경유해 조사 대상 사건으로 선정된 7건의 수사 및 공판 기록을 확보 중”이라며 “대법원에서 재판 중인 김 전 부원장 사건 또한 대검을 경유해 대법원에 기록 열람등사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진상조사단은 김 전 부원장 사건과 이 대통령이 재판을 받고 있는 쌍방울 대북송금, 대장동·위례 개발 비리 사건 등에 검찰권 남용이 있었는지 조사한다. 김 전 부원장은 대장동 민간 개발업자에게 억대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1·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대법원 선고만 앞뒀다.
전·현직 검사들은 진상조사단이 법률상 근거 없이 활동하며 재판에 영향을 미친다고 비판한다.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홍승욱·김유철·신봉수 전 수원지검장은 전날 공동 성명을 통해 “진상조사단이 (재판에서) 이미 증언했거나 증언 예정인 관련자와 공소 유지 담당자를 조사하고 재판 자료를 별도로 검토하는 것은 헌법상 권력분립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김민아 서울고검 검사도 지난 7일 검찰 내부 통신망에 올린 글에서 “관련 규정과 수사준칙 등을 아무리 살펴봐도 재판 계속 중인 사건의 기록을 통째로 넘겨주는 것은 부적절해 보이고 위법해 보이기까지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