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길 고속도로 교통사고 관련 자료사진. 한국도로공사 제공
비가 오는 날 교통사고 시 사망에 이를 확률이 맑은 날보다 1.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빗길에선 승용차의 경우 제동거리(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은 순간부터 실제 멈출 때까지 이동하는 거리)가 평소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사고를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도로공사는 비오는 날 운전시엔 평소보다 20% 이상 감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도로공사(도공)는 한국도로교통공단 자료를 통해 최근 5년 간(2021~2025년) 고속도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치사율을 분석한 결과, 비 오는 날 사망에 이른 경우가 사고 100건당 4.7명으로 맑은 날 3.4명보다 1.4배가량 높게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보면 5년간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빗길 교통사고는 1928건, 사망자는 90명이었다. 맑은 날엔 2만2226건의 교통사고가 일어나 747명이 사망했다.
일반국도 등 도로 전체로 넓혀봐도 차이는 뚜렷했다. 비 오는 날 교통사고 6만649건 중 사망자는 1058명으로 치사율은 100건당 1.7명이었다. 맑은 날은 87만5935건 중 사망 1만1023명으로 100건당 1.3명 수준이다. 빗길 교통사고에서 사망에 이를 확률이 1.3배 더 높은 셈이다.
도공은 빗길에서 발생하는 ‘수막 현상’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빗길 주행 시 타이어가 노면과 제대로 접촉하지 못하고 물 위를 떠가는 것처럼 움직이는 현상을 말한다. 이 경우 방향과 제동 조절이 운전자 의도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지난해 공개한 실험 결과를 보면, 승용차의 빗길 제동거리는 18.1m로 건조한 노면 9.9m보다 1.8배 길었다. 화물차나 버스는 차체가 무거워 제동거리 자체가 승용차보다 더 길다. 빗길 제동거리는 화물차가 24.3m, 버스는 28.9m였다.
도공은 “비가 올 때는 평소보다 20% 이상, 폭우가 내릴 때는 50% 이상 감속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빗길에서는 추돌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평소 차간 안전거리의 2배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차체가 높은 화물차·버스 등은 비와 동반된 바람에 흔들려 사고 위험이 더 높아지기 떄문에 핸들 조작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는 게 도공의 설명이다.
도공은 지난 5월15일부터 오는 10월15일을 ‘여름철 풍수해 대책 기간’으로 지정하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비탈, 배수시설, 지하차도 등 우천 취약지를 점검했다. 하천수위를 24시간 관측해 위험 징후를 포착하는 스마트 재난관리 시스템도 구축해 운영 중이다.
도공 관계자는 “관계기관의 대응 태세와 함께 운전자 개개인의 안전수칙 준수가 함께 이뤄져야 장마철 안전을 지킬 수 있다”며 “주행 중 교통방송 등을 통해 제공되는 정보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