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내린 폭우로 9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수석천이 범람해 일대가 침수돼 있다. 문재원 기자
전국 곳곳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9일 주민 대피와 고립, 도로 침수 등 피해가 속출했다. 경북 영주에서는 70대 남성이 하천에 휩쓸려 실종돼 경찰과 소방당국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집중호우로 KTX와 일반 열차 수십대가 지연 운행됐으며, 한강 버스 운항도 일부 중단됐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를 1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10시 1분께 경북 영주 풍기읍 남원천에서 급류에 휩쓸린 A씨(76)를 찾기 위해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평소 거동이 불편했던 A씨는 생활지원사와 잠시 강변에 나왔다가 실족해 물에 휩쓸린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인력 268명과 장비 31대를 투입해 A씨를 찾고 있다. 남원천 운학교부터 무섬마을까지 있는 13개 다리에 인력을 배치하고, 낙동강 합류 지점까지 주요 지점에 유실방지망을 설치했다.
소방 관계자는 “오후부터 비가 잦아들고 유속도 낮아진 만큼 본격적인 수중 수색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영주 지역 누적 강수량은 134.1㎜였다.
전국에서 호우로 인한 시설 피해는 총 256건(오후 6시 기준)으로 집계됐다. 공공시설 피해 225건 중 수목이 쓰러진 사례가 8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도로 침수 48건, 토사 유출 24건, 맨홀 피해 11건 등이었다. 사유시설 중에서는 주택 21채가 물에 잠기고 4건이 파손됐다. 비닐하우스 침수와 공장 침수, 하수도 막힘 등의 피해도 잇따랐다.
경북에서는 홍수특보와 산사태주의보가 잇따라 내려졌고 낙석 피해도 발생했다. 낙동강홍수통제소는 오전 7시30분 문경시 영순면 김용리 지점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했다. 영강 수위가 한때 홍수경보 기준을 넘어서면서 인근 저지대 주민들이 마을회관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경북 영주시 제2가흥교에서 9일 소방대원들이 남원천에 휩쓸려 실종된 70대 남성을 찾기 위해 유실방지망을 설치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이틀간 일부 지역에 200㎜가 넘는 비가 내린 충북에서는 산사태와 하천 범람 우려로 주민 210명이 경로당과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다. 보은군 수한면에서는 주택이 침수돼 주민 2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청주 상당구 낭성면의 한 야산에서는 토사가 흘러내려 소방당국이 안전조치를 했다.
충남에서는 부여와 금산을 중심으로 농경지 12.03㏊가 물에 잠기고 도로 침수와 나무 쓰러짐 등과 같은 피해가 잇따랐다.
경기 남부지역에서는 옹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낮 12시30분쯤 평택 팽성읍 한 빌라 옆 옹벽이 무너져 주민 7명이 대피했다. 오산에서는 궐리천 범람 우려로 인근 반지하주택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궐동 지하차도 진입도 통제됐다.
인천에서는 남동구 운연동에서 도로 침수로 창고에 고립된 60대 여성과 70대 남성이 소방당국에 구조됐다. 남동구 도림동 일부 도로와 계양구 작전동 경인고속도로 하부 통로도 물에 잠겨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장맛비가 전국에 퍼부으면서 KTX 26개와 일반 열차 32개가 지연 운행됐다.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KTX는 20∼80분, 일반열차는 30∼150분 각각 지연됐다.
서울에서는 한강버스 운영도 멈췄다. 선착장 8곳 중 잠실, 뚝섬, 서울숲, 옥수, 압구정 등 5곳 선착장 운항이 일시 중지됐다.
윤호중 중대본부장(행안부 장관)은 이날 오후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11개 중앙부처·9개 시도와 함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산사태·홍수 경보가 발령된 지역을 중심으로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예찰과 점검을 강화해 줄 것을 주문했다.
폭우가 내린 9일 충남 공주시 반포면 계룡산 동학사 밑 식당·상점가 일대가 침수된 가운데, 불어난 계곡물이 행인들을 덮칠 듯 빠르게 흐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