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울란바타르 정부청사에서 정상회담 공동언론발표 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몽골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의 미래 협력 청사진을 담은 ‘한·몽 관계의 황금시대’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한국 대통령의 몽골 국빈 방문은 2011년 이후 15년 만이다.
이 대통령은 2박3일간의 국빈 방문 첫날인 이날 울란바타르에서 열린 정상회담 직후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양국 정상이 한·몽 관계의 황금시대를 함께 열어간다는 공동의 비전을 확인하고, 한·몽 관계 발전의 지향점을 담은 공동선언을 채택한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선언에는 핵심광물과 공급망, 식량안보, 보건, 과학기술, 기후변화·황사 대응 등 미래 분야 협력을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수교 40주년이 되는 2030년까지 양국 인적 교류를 연간 50만명 규모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두 정상은 이날 양국 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원칙적 타결을 선언했다. 이를 계기로 2030년까지 양국 교역 규모 10억달러 달성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CEPA란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이 관세 철폐 등의 시장 개방을 포함하면서도 기술 협력, 인적 교류, 투자 촉진 활성화를 지향하는 통상 협정을 말한다.
특히 핵심광물과 공급망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몽골 국영통신사 몬차메와의 인터뷰에서 “우수한 광물자원과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는 몽골과 광물 탐사 개발기술 및 제조혁신 역량을 보유한 한국은 중요한 공급망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다”며 “광산 개발에 함께 참여하는 수준을 넘어 부가가치를 더할 수 있는 상생형 공급망 협력 모델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관광·유학·취업·문화교류를 확대하기 위한 ‘인적교류 증진 협력 로드맵’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양국은 이날 ‘단기 방문자 운전면허증 상호 인정 협정’을 체결했다. 1년 미만 체류자는 국제운전면허증만 있어도 상대국에서 운전할 수 있고, 1년 이상 장기 체류자는 자국 운전면허증을 상대국 면허로 교환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또 항공노선 확대 등을 통해 양국 국민의 이동 편의를 높이기로 했다.
두 정상은 한반도 평화 문제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저는 오늘 후렐수흐 대통령에게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해 말씀드렸으며, 대통령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에 적극 공감해 주셨다”고 밝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3일 사전 브리핑에서 “몽골은 과거 소련에 이은 북한의 두 번째 수교국으로서 북한과 전통적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한반도 정세 진전에 기여할 수 있는 외교적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실현 가능한 길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양국은 이날 유통·물류, 보건의료, 식품·농업, 과학기술, 에너지, 기후변화 등 분야에서 총 21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에는 몽골 제2국립암센터 건립, 행정수도 건설 협력, 황사·사막화 대응 산림 협력, 디지털·AI 협력 방안 등이 포함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울란바타르 정부청사에서 오흐나 후렐수흐 대통령과 정상회담 공동언론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