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공수처 체포방해 등 혐의 사건 상고심 선고기일인 9일 시민들이 서울역에 생중계되는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권도현 기자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가 9일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 방해 등 혐의 사건 선고에서 징역 7년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이 공수처 수사 절차와 수색영장 집행 절차가 적법하다고 본 데에는 법리 오해의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12·3 내란 관련 사건 중 대법원의 첫 유죄 확정판결이다. 지난해 1월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에 대해 윤석열이 총기를 동원해서라도 막도록 경호처에 지시하면서 한남동 관저 주변은 내전을 방불케 하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제2의 내란’ 시도나 다름없던 체포 방해 사건에 대한 단죄는 사필귀정이다.
대법원의 이날 판결로 윤석열 측의 내란 수사 위법성 주장은 설 자리를 잃게 됐다. 대법원은 1·2심과 마찬가지로 ‘공수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없으므로 당시 압수수색도 위법한 수사였다’는 윤석열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수처 내란 수사의 법적 정당성,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대법원 판결로 확정한 것이다. 박종준 전 경호처장, 김성훈 전 차장,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 등 체포 방해에 나섰던 경호처 수뇌부가 이날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사건 1심에서 모두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건 당연한 결말이다.
윤석열 측은 이날 유죄가 확정되자 헌법재판소에 재판소원 절차를 밟겠다고 했다. 탄핵 결정부터 내란 관련 8건의 재판에서 일관된 헌재와 사법부의 판단으로 보아 윤석열 측 주장이 받아들여질 여지는 추호도 없을 것이다.
윤석열과 경호처가 체포영장 집행에 맞설 당시 장동혁, 송언석 의원 등 지도부를 포함해 수십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관저 앞에서 ‘인간 방패’ 노릇을 하며 영장 집행을 막아섰다. 헌정질서를 수호해야 할 국민의 대표가 내란범을 비호하며 공권력을 무력화하지 않았더라면 한밤중 극우세력의 서울서부지법 유린 같은 참담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체포 방해 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이 확정된 이상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마땅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체포 방해 혐의는 종합특검이 낱낱이 밝혀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으나 법적 판단에 앞서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는 게 맞다. 국민의힘은 지금이라도 공권력을 형해화한 잘못을 사과하고 내란 및 극우세력과 단절하는 것으로 국민 앞에 용서를 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