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요구권·시정조치권·재수사요구권 실질화
더불어민주당 형사소송법 개정 태스크포스 소속 김승원·김한규·박상혁·이해식 의원이 9일 국회 의안과에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9일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민의힘은 장윤기 사건으로 검찰의 보완수사 필요성이 입증됐다며 경찰이 수사권을 독점할 경우 국민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오는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를 열고 개정안 심사에 착수한다.
민주당 형사소송법 개정 태스크포스(TF) 소속 김승원·김한규·박상혁·이해식 의원과 원내대표단은 이날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폐지해 수사의 주체를 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하는 내용이 담긴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검사의 수사 권한을 명시한 형사소송법 제196조를 삭제했다. 오는 10월 출범하는 공소청 소속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모두 박탈한 것이다.
TF는 대신 기존의 보완수사요구권·시정조치권·재수사요구권을 실질화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검사가 보완수사 대상과 이유 등을 문서로 명시해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경찰은 보완수사 요구가 있는 때에는 지체 없이 이를 이행하고, 결과를 검사에게 통보해야 한다.
TF는 보완수사 요구권 실효성 강화를 위해 ‘사법경찰관이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날부터 1개월 안에 보완수사를 마쳐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다만 검사가 공소시효 머지 않은 사건 등 사안의 긴급성 등을 고려해 별도의 보완수사 기간을 정한 경우 그에 따라야 한다. 검사는 직권으로 또는 사법경찰관 신청에 따라 1회에 한해 1개월의 범위에서 보완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사법경찰관이 보완수사 요구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재 수단으로 검사가 담당 경찰 교체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새로 부여하기로 했다. 또 특정 수사관서에서 보완수사 요구를 적정하게 이행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각급 공소청장이 새로운 수사관서를 지정해 보완수사 요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피해자와 고소·고발인 보호 장치도 담겼다. 부당한 수사에 대해 고소인과 피해자, 법정대리인이 검사에게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검사는 해당 수사기관에 시정 조치를 요구한 뒤 진행 경과를 신고인에게 통지하도록 했다. 불송치 사건에서 이의신청 주체는 현행법상 고소인에서 고발인으로 확대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부터 송부받은 사건을 처리하는 공소청 검사는 공소제기 여부 결정 또는 공소 유지에 필요한 경우 공수처 검사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또 수사 과정에서 수사 관할 조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수사기관의 장이 국무조정실 산하 ‘수사권관할조정협의회’에 협의·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언론에서 보완수사권이 없으면 장윤기 사건이 재발하지 않겠냐고 하는데, 보완수사권이 존치한다고 장윤기 사건 같은 게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며 “수사기관의 자정과 견제가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10일 법사위 1소위를 열고 개정안 심의에 착수한다. 지난 8일 1소위에 회부된 김용민 민주당·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안, 차규근 혁신 의원안과 병합 심사된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영교 위원장이 회의를 진행하는 가운데 ‘보완수사권 졸속 폐지’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한규 부대표는 개정안 처리 시점을 두고 “(8·17) 전당대회 일정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국회 일정대로 필요하면 더 심사하고 심사 완료되면 처리하고 일반 법률과 동일한 원칙으로 심도 있고 면밀하게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당내 숙의를 요구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은 점은 변수다.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김민석 의원은 이날 전남 순천에서 진행된 당원간담회에서 “검찰개혁도, 경찰개혁도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장윤기 사건처럼 증거가 인멸됐거나 목전에서 (경찰의 내부 유착 등이) 벌어지고 있는 경우에는 수사관 교체 요구, 보완수사 요구 등으로 해결이 안 된다”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장윤기 사건을 언급하며 “검찰의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끝까지 묻혔을 것”이라며 “억울한 국민의 모여 거대한 파도가 될 것이다. 무모한 검찰 해체를 즉각 중단하라”고 말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은 당권 경쟁에 매몰된 채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한 보완수사권 폐지라는 도박에 집착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정치와 법치는 지금 누구를 위해 존재합니까.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정치적 계산이 앞서는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