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의회 통보…지정 47년 만
이제 북한·이란·쿠바만 남게 돼
미국이 시리아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시리아가 이 명단에 오른 지 47년 만이다.
로이터통신과 알자지라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의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하겠다는 행정부 의사를 의회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이번 조치가 “알샤라 정권 아래서 이뤄진 긍정적인 변화와 대테러 조치에 따른 것”이라며 “시리아 국민에게 위대한 기회를 주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또 다른 역사적 발걸음”이라고 했다.
향후 45일간 미 의회에서 반대 결의안이 통과되지 않는 한 지정 해제는 발효된다. 시리아가 명단에서 제외될 경우 미국이 지정한 테러지원국에는 이란과 북한, 쿠바만 남는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튀르키예에서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과 회담한 뒤 발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알샤라 대통령이 시리아 통합을 위해 놀라운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2024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한 후 집권한 알샤라 대통령은 국제사회와의 관계 정상화에 주력해왔다. 그는 이날 제재 해제 결정을 환영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역내 우방국에 공을 돌렸다.
이번 조치로 장기간 경색됐던 시리아 경제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루비오 장관은 “시리아 제재 해제는 국제 무역과 투자를 활성화하고 국가 재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안정되고 통합된 시리아는 중동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에도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미국은 1979년 시리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다. 알아사드 전 대통령과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 통치 시절, 시리아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의 은신처였다. 시리아는 1986년 이스라엘 항공사 엘알 항공기 폭파 사건과 연루됐다는 의혹도 받았다. 미국은 시리아 내전 발발 후 시리아 제재를 더 강화했고 시리아는 사실상 세계 경제와 단절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알샤라 정부의 개혁 조치를 이유로 시리아 제재 대부분을 해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지난해 11월 알샤라 대통령은 1946년 독립 이후 시리아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워싱턴을 방문했다.
이번 조치가 최근 미·이란전 종전 국면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 체결 후에도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충돌이 이어지자 시리아가 헤즈볼라를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알샤라 대통령은 레바논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