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다른 미군 기지도 공격할 것”
협상력 끌어올릴 목적 군사 압박
강경파 지지자들 협상파 위협도
이란은 미국을 향해 강력한 보복 공격을 계속하며 추가 대응을 예고했다. 종전 양해각서(MOU)에 따른 후속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무력 충돌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9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추가 공습에 대응해 쿠웨이트·바레인의 미군 기지를 공격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미국이 공격을 반복할 경우 중동 전역의 다른 미군 기지로도 보복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이란 측 종전 협상단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미국은 더 이상 협박과 약속 위반에 아무런 대가가 따르지 않는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공격하면 반드시 갚아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의 위협이 아니라 ‘이란의 방식’으로만 열릴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공습 이후 이란은 연이틀 미국을 향한 강경 메시지를 내놓았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엑스에 “미국은 일방적인 행동과 이란에 대한 침략적인 공세를 통해 사실상 합의를 위반했다”며 “이란은 국가 이익의 수호와 자국의 주권 행사를 단호하게 추구할 것”이라고 썼다.
후속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이란이 협상력을 높이고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주장하기 위해 군사적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를 제도화하려 시도하고 있으나 미국과 걸프국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유럽 싱크탱크인 유럽외교협의회의 엘리 게란마예는 “이란은 미국의 경제 제재 완화에 관한 포괄적 합의가 이뤄지기 전에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영향력을 양보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한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네가르 모르타자비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은 알자지라에 “앞으로 몇달 동안 지속적인 평화도, 전면전도 아닌 산발적인 무력 충돌이 반복될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의 공습 이후 이란 지도부 내홍은 격화하고 있다. 익명의 이란 고위 관리 2명은 지도부 내에서 물리적 충돌을 재개할지, 외교적 노력을 계속할지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채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에 밝혔다.
이란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협상파에 대한 반발도 거세지고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기도 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지난 6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의 장례 행렬 진행 중 강경파 지지자들의 위협을 받았다. 당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군중에게 밀쳐져 비틀거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군중은 “유화주의자들에게 죽음을”이라고 외치며 그를 덮치려고 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도 같은 날 누군가 던진 돌에 맞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