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정당한 영장 집행 막아”…박종준 징역 4년·김성훈 징역 5년
윤석열 경호처 박종준·김성훈 ‘법정 구속’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박종준 전 경호처장(왼쪽 사진)과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이 9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두 사람은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연합뉴스
2024년 12·3 불법계엄을 일으킨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막은 전직 경호처 간부들이 법원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재판장 이현경)는 9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박종준 전 경호처장에게 징역 4년,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은 징역 2년6개월, 김신 전 가족경호부장은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김 전 부장을 제외한 3명은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해 법정 구속됐다.
이들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지난해 1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하자 관저 외부에 차벽을 설치하는 등 방식으로 수사관 진입을 막은 혐의로 기소됐다. 김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군사령관 3명의 비화폰 통화기록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경호처 간부들의 혐의를 대부분 유죄로 인정했다. 직급이 가장 낮은 김 전 부장에 대해서만 나머지 피고인들과의 공모관계 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수사기관의 영장 집행을 막는 것은 위법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알면서도 윤 전 대통령의 위법한 지시에 따랐다고 봤다. 재판부는 박 전 처장과 김 전 차장이 경호처 법제관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막을 근거가 없다’는 보고를 여러 차례 받았던 점, 영장 집행을 시도하던 공수처 소속 수사관들이 영장 원본을 제시하며 ‘영장 집행을 막으면 불법’이라고 여러 차례 고지했는데도 경호처가 물러서지 않았던 점 등을 근거로 들며 “피고인들이 위법행위를 회피하기 위해 진지한 노력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영장 집행을 막는 게 경호활동의 일부라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경호란 경호 대상자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신체에 대한 위해를 제거하고 특정 지역을 순찰하는 활동을 의미하는데, 적법한 영장 집행이 윤석열의 신체에 대한 위해라고 볼 수 없다”며 “영장 집행으로 실체적 진실을 발견할 필요성은 높은 반면, 국가 이익을 중대하게 해할 우려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워 (피고인들이) 영장 집행을 거부할 사유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설명하면서 “피고인들의 범행은 경호처라는 국가기관의 지휘체계를 이용해 영장 집행을 장기간 차단한 중대한 범죄”라며 “내란 피의자였던 윤석열에 대한 수사와 사법 절차 진행을 조직적으로 방해해 법질서와 기능이 형해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했다.
이들에게 ‘공수처의 영장은 불법이니 막아야 한다’고 지시하고, 국무위원들의 계엄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