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공수처 내란 수사권 인정…윤 측 “재판소원 할 것”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경호처를 동원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에 대해 대법원이 9일 징역 7년을 선고했다. 2024년 12월3일 불법계엄 선포 이후 583일 만에 윤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8건의 형사재판 중 첫 번째 확정판결이 나왔다.
이날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특수공무집행방해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상고를 기각한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윤 전 대통령은 체포 방해 외 계엄 선포 당시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국무위원 9명의 계엄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 계엄 선포 다음날 허위 내용이 담긴 PG(정부 입장문)를 작성해 외신에 배포하도록 했다는 혐의 등으로도 기소됐다.
1심 법원은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 시도를 방해한 것과 국무위원 7명에 대한 심의권 침해를 유죄로 보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내란전담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윤성식)는 2심에서 허위사실 공보 지시와 국무위원 2명의 심의권 침해까지 유죄라고 판단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원심에 법리의 오해가 없다”며 2심 판단을 모두 받아들였다.
‘내란 우두머리’ 법정 간 윤, 변호인 휴대전화 통해 선고 과정 지켜봐
윤 전 대통령 측은 줄곧 헌법상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들어 당시 수사가 부적법했고, 공수처에는 내란죄 수사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판결을 통해 처음으로 불소추특권에 대해 명확하게 “수사가 가능하다”고 밝히고, 공수처의 수사 권한도 인정했다. 대법원은 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가 절차적으로 위법했다는 혐의도 재차 유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처음으로 전원합의체가 아닌 소부 재판부 판결을 생중계하도록 허가했다. 이날 자신의 내란 우두머리 재판으로 다른 법정에 출석한 윤 전 대통령은 변호인의 휴대전화를 통해 선고 과정을 지켜봤다.
대법원은 우선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이 인정되고, 지난해 1월3일과 15일 공수처의 1·2차 체포영장 집행이 적법했다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은 “헌법 84조의 불소추특권의 본질을 고려하면 재직 중 형사상 소추가 금지되더라도 수사까지 전면 금지된다고 볼 수 없고, 대통령 직무 수행이나 국가원수로서 권위 확보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 내의 수사는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수처는 고위공직자 범죄에 대한 수사권이 있고, 직권남용 혐의 사건을 수사하던 중 내란 혐의가 ‘관련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수사에 착수했다”며 “두 혐의는 배경이 되는 사실관계가 동일하고 증거도 상당 부분 중첩돼 직접 관련성 또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과 윤 전 대통령 측이 각각 무죄와 유죄 부분에 대해 상고한 부분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계엄 해제 뒤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부서(서명)한 문서에 따라 계엄을 한 것처럼 허위 선포문을 만들고 이후 폐기한 혐의, 내란 수사에 대비해 김성훈 당시 경호처 차장에게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의 비화폰(도청방지 휴대전화) 통신기록 삭제를 지시한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가 확정됐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 보호를 위해 재판소원 등 헌법재판 절차를 통해 이번 판결의 위헌성을 다툴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