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전국당원대회 준비위원회 3차 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차기 전당대회에서 청년 최고위원을 선출하기로 9일 결정했다. 지난 6·3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을 지지하는 2030세대가 줄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마련된 대응책 중 하나다. 민주당은 청년 문제를 전담하는 당내 기구를 만들고 청년 정책을 마련하기 위한 토론회 개최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당원주권 정당을 내세우는 만큼, 4050세대 당원이 많은 구조에서 청년 목소리를 반영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는 이날 8·17 전당대회에서 청년 최고위원을 뽑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연희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1명을 청년으로 별도로 선출한다”고 밝혔다. 이 안건은 오는 10일 당 최고위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청년 최고위원제는 청년 세대의 현실과 질문을 당 지도부 안에 책임 있게 다루는 좋은 방안”이라며 “최고위도 이 결정을 수용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준위는 2028년 총선 공천에서 제도적으로 청년 몫을 확대하는 당헌·당규 개정도 논의 테이블에 올려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청년 문제를 전담하는 당내 기구도 만들고 있다.
청년 정책 제안을 위한 토론회도 연달아 열리고 있다. 이주희 민주당 의원과 민주연구원은 이날 ‘청년 고용의 길을 찾다’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청년이 생각하는 고용 정책의 문제점을 논의했다. 박민규 민주당 의원은 ‘왜 2030은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가’ 토론회를 지난 1일 열었고, 전당대회 이후 2~3차 토론회도 이어갈 예정이다.
당 일각에서는 당원주권 정당을 표방하는 당원 구조가 중장년층에 편중되는 점이 청년들의 목소리 반영을 막는 구조적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온다. 2023년 당원 통계를 보면 2030세대는 17.5%, 4050세대는 51.6%로 나타났다. 2023년 당시 전국 총 2030 인구가 25%, 4050 인구가 32%인 것과 비교하면 1인1표제에 따라 청년 세대는 과소대표되고 중장년 세대는 과대대표된다.
지난달 10일 김남희 민주당 의원은 청년 세대 과소대표 문제가 있으니 1인1표제 보정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지만 당권을 둘러싼 계파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정청래 의원에 대한 반대 의견으로 여겨지면서 후속 논의는 중단된 상태다. 당 원내대표단 소속 한 의원은 통화에서 “2030세대 할당으로 최고위원이 된다고 해도 결국 당원 핵심축인 4050세대가 듣고 싶어하는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게 근본 문제”라고 말했다.
청년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청년 최고위원을 구색 맞추는 상품으로 소모해선 안 된다”며 “당선 후 공약을 실현할 수 있도록 당내 기구를 만들어주고, 예산을 뒷받침해주는 등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재선 의원은 “과거 청년 몫으로 당선된 비례대표 국회의원들을 보더라도 청년 세대를 위해 어떤 활동을 했는지 기억나는 게 없다”며 “지금 우리에겐 단순히 청년이라는 타이틀을 넘어, 청년의 삶을 깊이 이해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을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