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호박, 오이처럼 생으로 먹어도 될까? 정답은 가능하다. 단 식감과 맛이 문제다. 위키피디아
여름철 식탁에 자주 오르는 애호박. 볶음이나 전, 찌개 재료로는 익숙하지만 생으로 먹는 경우는 거의 없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한다. “애호박은 익혀야 먹는 채소 아닌가?” 결론부터 말하면 애호박은 생으로 먹어도 된다. 독성이 있어서 반드시 익혀야 하는 채소는 아니다.
애호박은 박과에 속하는 채소다. 같은 박과 식물에는 오이, 참외, 수박 등이 있다. 실제로 유럽과 북미에서는 애호박 품종인 주키니를 얇게 썰어 샐러드나 카르파초 형태로 생으로 먹는 경우가 흔하다. 미국 농무부 역시 주키니를 생식 가능한 채소로 분류하고 있다.
신선한 애호박을 깨끗하게 세척했다면 생으로 먹는 데 특별한 문제는 없다. 그런데 왜 한국에서는 대부분 익혀 먹을까. 이유는 안전성보다 맛과 식감 때문이다.
애호박은 오이보다 수분 함량이 적고 조직이 단단하다. 생으로 먹으면 특유의 풋내와 떫은맛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반면 열을 가하면 세포벽이 부드러워지면서 단맛이 올라오고 식감도 훨씬 부드러워진다.
일본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는 박과 채소를 가열하면 조직이 연화되면서 당과 향 성분이 더 잘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오히려 익히면 영양 흡수가 좋아지는 성분도 있다. 애호박에는 베타카로틴과 루테인 같은 카로티노이드 성분이 풍부하다. 이들 성분은 지용성 영양소라 기름과 함께 조리했을 때 체내 흡수율이 높아진다.
하버드대학교 T.H. 챈 공중보건대학원 영양학과가 제공하는 영양정보 자료에 따르면 베타카로틴과 루테인 등 카로티노이드 성분은 지용성이어서 지방과 함께 섭취할 경우 체내 흡수와 이용 효율이 높아진다. 애호박 볶음에 식용유가 들어가는 이유도 단순히 맛 때문만은 아닌 셈이다.
다만 생으로 먹는다면 가능한 한 어린 애호박을 고르는 것이 좋다. 껍질이 연하고 씨가 덜 발달한 어린 호박일수록 식감이 부드럽고 풋내도 적다. 얇게 채 썰거나 필러로 리본 모양으로 깎아 샐러드처럼 먹으면 부담이 덜하다. 레몬즙이나 식초를 곁들이면 풋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주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아주 드물지만 박과 식물에서는 강한 쓴맛을 내는 쿠쿠르비타신이 과도하게 생성되는 경우가 있다.
스트레스 환경이나 비정상적인 교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다량 섭취 시 구토와 복통을 일으킬 수 있다. 독일 연방위해평가원은 비정상적으로 강한 쓴맛이 나는 박과 채소는 생으로 섭취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