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들이 8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정박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대규모 무력 충돌이 사흘째 이어지면서 미국과 이란의 휴전 체계가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9일(현지시간) 저녁 남부 부셰르 원자력 발전소 주변부가 미국·이스라엘 발사체의 타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란 남동부 시스탄발루치스탄주 코나라크의 해군 기지도 전투기 공습을 당했다고 IRNA통신은 전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전날 엑스에서 “이란 해안선을 따라 방공 시스템, 해안 감시 자산, 미사일·드론 저장고, 해군 자산, 군사 보급 기반 시설 등 약 90개의 이란 군사 목표물을 타격했다”며 전날 폭격 영상을 공개했다. 미국은 7일에도 이란 남부 해안의 방공망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소속 소형선박 등 80개가 넘는 목표물을 타격한 바 있다.
미군의 군사작전이 이어지자 이란도 중동 내 미군기지들을 겨냥한 대대적인 보복 공습을 이어갔다. 이란은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등 걸프 지역 미군 기지를 공격한 데 이어 이날 요르단의 미군 기지를 겨냥해서도 10발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며 보복 공격 범위를 확대했다.
양국이 종전 양해각서(MOU) 제5항을 서로 다르게 해석하면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조항은 전쟁 기간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재개를 위해 이란이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란은 이 조항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통제권을 명시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이란이 상선을 공격함으로써 안전한 항행을 보장해야 하는 의무를 저버렸다고 비판하는 중이다.
종전 MOU는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며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이들 목표 중 어느 것도 완전히 달성되지 못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평가했다.
다만 미국이 이란에서 공개한 이날 공격의 주체가 자국이라는 점을 확인하지 않고 있으며, 카타르와 파키스탄 등 중재국의 물밑 외교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당장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미국 당국자도 이날 블룸버그에 실무 협의는 계속되고 있으며 미국은 이란과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중재한 이스라엘·레바논 합의의 첫 이행 조치로 레바논 남부 ‘시범 구역’에서 이스라엘군 철수와 레바논 정부군의 통제권 인수 절차도 수일 내 개시될 전망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한 미국 당국자는 “(이스라엘-레바논 합의) 프레임워크의 이행단계로 들어섰다”며 “첫 시범 구역이 며칠 안에 가동되기 시작할 것이고, 추가로 시범 구역을 설정하고 계획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