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DT 증후군의 대표적 증상인 안구건조증은 여름철 냉방이 가동되는 실내 환경에서 화면을 오래 응시할 때 악화되기 쉽다. 게티이미지
눈이 건조하고 뻑뻑해지는 안구건조증은 습도가 낮아지는 겨울철에 주로 나타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여름에도 아침부터 컴퓨터 화면을 줄곧 들여다보며 업무나 학업을 계속하다가 오후 무렵이 되면 비슷한 증상을 느껴 본 분 계시지 않나요? 특히 피부에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눈에만 닿으면 불편하게 느껴진 경험도 있을 테고요.
전문가들은 컴퓨터,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를 장시간 사용할 때 ‘VDT(Visual Display Terminal) 증후군’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합니다. 이 증후군의 대표적 증상은 안구건조증과 눈의 피로, 충혈, 눈부심, 이물감, 두통 등인데요. 일이나 공부 때문에 화면을 오랫동안 바라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여가·휴식시간에도 스마트폰·태블릿을 손에서 놓지 않은 채 눈을 쉬지 못하게 만들면 더 겪기 쉽습니다.
오후 시간대에 눈의 피로감이 더 심해지는 것은 이미 오전부터 가까운 거리의 화면에 초점을 맞춘 상태를 지속한 탓에 눈의 조절 기능에 부담이 누적됐기 때문입니다. 가까운 곳만 응시하고 있으면 수정체 두께를 조절해 초점을 맞추는 모양체근이 계속 긴장하게 되는데, 휴식 없이 이 상태가 계속될수록 초점 전환이 늦어지거나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VDT 증후군의 대표적 증상 중 하나인 안구건조증도 여름철 에어컨이 늘 켜져 있는 실내 환경에서 습도가 낮아지면 악화되기 쉽습니다. 에어컨 바람에 직접 노출되면 눈물막이 쉽게 마르는 데다, 화면에 집중해서 눈을 깜빡이는 횟수까지 줄어들기 때문에 안구 표면이 더욱 건조해지는 것입니다. 콘택트렌즈를 끼거나 야근을 해야 하는 경우 안구건조증에 눈의 피로까지 겹쳐 두통을 경험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런 증상이 되풀이된다면 생활 습관도 점검해야겠지만 병원을 찾을 필요도 있겠습니다.
증상이 반복되는데도 방치하면 안구건조증이 만성화될 수 있습니다. 눈물막이 불안정해져 안구 표면에 미세한 손상이 발생하고, 시야가 흐려지거나 각·결막염 등의 눈 질환으로 발전할 위험도 높아집니다. 이런 상태까지 가지 않으려면 인공눈물을 사용해 부족한 눈물을 보충하는 것이 가장 쉬운 대처법입니다. 인공눈물은 안구 표면의 마찰을 줄이고 눈물막을 안정적으로 유지시키며 눈물의 증발을 줄여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증상과 원인에 따라 눈꺼풀과 안구 표면의 염증을 조절하는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예방을 위해 적어도 1시간에 한 번은 짧게라도 먼 곳을 바라보며 눈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화면 밝기는 주변 환경에 맞춰 조정하고, 실내 습도도 적절히 유지해야 합니다.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빡이는 습관은 안구건조증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김안과병원 각막센터의 고경민 전문의는 “오후 들어 눈이 침침하거나 초점이 잘 맞지 않고 눈이 시린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 피로가 아니라 안구건조증을 비롯한 VDT 증후군의 신호일 수 있다”며 “특히 직장인들은 업무 특성상 디지털 기기 사용을 줄이기 어려운 만큼 증상이 반복된다면 생활습관을 점검하고 안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