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28일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제11차 전체회의에서 열린 종합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쌍방울 800만 달러 대북송금과 관련해 제3자뇌물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에게 내려졌던 공소기각 판결이 2심에서 파기됐다.
수원고법 형사2부(재판장 김건우)는 10일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회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의 공소기각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 법원으로 환송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 사건과 관련해 이미 공소가 제기된 사건을 다시 공소 제기한 것으로, 동일한 사실관계를 가지고 여러 차례 기소가 이뤄 ‘이중 기소’로 봤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외국환거래 위반 혐의와 제3자뇌물 혐의는 서로 다른 입법 목적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실 관계가 겹친다 할지라도 법률상으론 다른 행위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외국환거래법이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은 외국환 관리 질서와 국제 수지 균형 및 통화 가치의 안정이라는 국가·경제적 법익임에 반해 이 사건 뇌물 공여죄의 보호 법익은 직무 집행의 공정성과 국가 기능의 공정성에 관한 법익으로서 양 죄의 입법 목적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이 상대방에게 외국환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실행 행위가 일부 중첩됐다고 보더라도 구성 요건과 보호 법익을 달리하는 별개의 공소사실을 두고 법률상 한 개의 행위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외국환거래법 위반죄와 이 사건 뇌물공여죄는 입법 목적과 보호법익 행위, 주체, 태양, 상대방 등이 모두 다르므로 형법 제 40조에 따라 양 죄의 불법성과 책임을 하나의 형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양 죄는 상상적 경합이 아닌 실체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밝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 사건은 피고인이 뇌물을 공여했다는 것인데 (현재 2심 중인 외국환거래 위반) 관련 사건 공소사실과 범행 일시, 장소, 지급 상대 등이 모두 동일하다”며 “이들 사건이 상상적 경합(하나의 행위가 여러 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 관계에 있다”며 공소 기각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도지사인 이재명 대통령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를 북한 측에 대신 지급했다는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으로 구속 기소돼 2024년 7월 1심에서 징역 2년 6월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정치자금법 위반)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 재판을 진행 중이다.
이 사건 1심 선고 직후 검찰은 쌍방울의 대북송금이 이 대통령 등을 위한 제3자 뇌물이라고 보고 김 전 회장을 추가 기소했다.
이 사건의 공범으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김 전 회장의 1심 공소기각 판결을 근거로 자신에게도 면소 판단을 내려달라고 요청해왔다.
다만 이번 판결로 심리 자체가 다시 진행됨에 따라 같은 사건 공범으로 기소된 이 대통령의 제3자 뇌물 혐의에 대한 재판 절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