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에서 김승원 소위원장(가운데)이 의사 진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가 10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에 착수했다. 당 안팎에서는 보완수사요구권만으로는 수사·기소 분리에 따른 수사 공백·혼선 문제를 해소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법안소위는 이날 회의에서 김용민·박은정 의원안, 차규근 의원안, 민주당 형사소송법 개정 태스크포스(TF)가 발의한 3건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병합해 심사했다. 전날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가 대표 발의한 형사소송법 TF안이 나온 지 하루 만에 법안 심의에 돌입한 것이다. 이날 소위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소속 의원만 참여했고,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불참했다.
법사위 1소위원장인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소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내용이 워낙 방대하고 절차적인 복잡성이 있어 오늘은 수석전문위원의 보고를 받고 독해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소위는 다음주 초 2번 정도 더 심사할 예정”이라며 “최대한 신속하고 집중적으로 법안 심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세 법안은 모두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고 대신 보완수사요구권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다만 TF안은 먼저 발의된 김용민·박은정 의원, 차규근 의원 안에 비해 검찰의 보완수사요구에 강제성을 부여했다. 사법경찰관은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날로부터 1개월 안에 이를 마쳐야 하며, 사법경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보완수사 요구를 불이행할 경우 수사관을 교체할 수 있게 했다.
당 안팎에서는 보완수사요구권을 실질화하는 것만으로는 수사 공백을 메울 수 없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홍기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며 “(TF가) 여러 안전 장치들을 많이 마련한 것 같지만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소할 순 없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기록에 있는 참고인 진술이 어떤 의미인지 재확인하거나 세금 납부증명서 같은 서류 누락을 보완하는 단순 사실관계 확인까지 제한한다면, 1차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폭증한 경찰 수사에 더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는 우려다. 홍 의원은 이러한 사실관계 확인이 검찰 보완수사의 92%를 차지한다고 보고 있다.
홍 의원은 아동·노인·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나 성범죄,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으로 제한해 보완수사권을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홍 의원은 “그동안 저는 숙의가 필요하다는 주장만 했는데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법안만 발의돼 논의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며 “대안을 내야겠다는 생각에 법안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법무부와 성폭력 피해지원 활동을 하는 여성단체 등에서도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홍 의원 안은) 지도부와 논의하겠다”면서도 “10월2일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이 출범하기까지 석 달 남았다. 속도감 있게 하되 내용은 채워가면서 (법안을 심사)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보완수사권 폐지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법안을 마련했고 당론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점식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경찰 수사권 완전 독점 견제 방안을 포함한 수사기관 개혁을 위한 여·야·정 협의 테이블 개최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13일 의원총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