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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일부터 오는 11일까지 북대서양조약기구와 몽골 순방 일정을 소화합니다.

정부 일각에선 방산 협력에 따른 국제관계 리스크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지만, 나토와 방산 협력이 한반도 문제의 변수가 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정부가 방산 협력에 직접 뛰어들면서 북한이 군사적으로 러시아, 중국과 각각 밀착할 명분을 줄 우려가 있다"며 "특히 방산시장 개척은 단순히 무기 판매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의 나토 편입 문제와도 결부돼 있어 북·중·러의 결속을 더 강화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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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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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직접 세일즈하는 ‘K-방산’ 훗날 부담은 없을까요?

입력 2026.07.11 07:00

  • 김원진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이재명 대통령(왼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나토 방위산업 포럼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왼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나토 방위산업 포럼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나토 방산 협력 2.0은 단순히 무기체계를 거래하는 현재의 방산 협력을 넘어 함께 연구하고, 함께 생산하며, 함께 운용하는 것

- 이재명 대통령·7월7일 나토 방산포럼 기조연설

세계 최대 규모의 나토 방산시장 진출과 견고한 방산 공급망 구축을 위한 본격적인 발판을 마련하겠다

- 위성락 국가안보실장·7월3일 나토 순방 사전브리핑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일부터 오는 11일까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몽골 순방 일정을 소화합니다. 이번 순방의 모든 초점은 방산 협력에 맞춰져 있습니다. 청와대가 직접 방산 세일즈에 나섰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이 대통령과 청와대 인사들의 행보와 메시지에는 방산이라는 단어가 반복해 등장합니다.

방산 협력에 청와대가 직접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올해 2월에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특사로 파견됐습니다. 청와대는 강 실장이 UAE 측과 만나 방산 분야에서 350억달러(약 52조5500억원) 이상의 협력사업을 확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정부가 국제무대에서 방산 협력을 강조하고 나선 배경에는 국내 방산 기업의 독자적인 영업만으론 유럽 시장을 뚫기 어렵다는 판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한국 방산 기업의 수출 판로를 개척하는 데 정부가 앞장선 것은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실용외교의 한 맥락으로 이해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K-방산을 비트박스로 표현한 국방부의 정책 홍보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K-방산을 비트박스로 표현한 국방부의 정책 홍보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공격적인 방산 협력 움직임이 이어지자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정부가 국제 외교의 장에서 방산 기업처럼 메시지를 내면 외교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김종대 전 의원은 지난 8일 시사인 유튜브 채널 <김은지의 뉴스인>에 출연해 “방산 세일즈는 로키(Low-Key)로 가는 것이다. 오픈해서 동네방네 소문내는 게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김 전 의원은 방산 강국인 스웨덴을 예로 들며 “오랫동안 전쟁을 치른 중견국의 무기 판매는 로키로 하는 가닥이 잡혀 있다. 지금 정부 방식으로 하면 사는 측에서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과 방산 협력을 하기로 한 UAE를 보면, 한국과 UAE 모두 무기 거래를 하면서도 이란과의 관계를 염두에 두려 합니다. 미국·이란 전쟁에서 UAE는 이란의 공습에 본토가 직접 타격을 받았습니다. 한국은 원유 수입량의 70%를 이란이 장악하려 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운송합니다. 이란의 주변국에 한국 기업이 판매하는 무기가 늘어나고 정부의 방산 세일즈 홍보가 적극적일수록 이란은 경계심을 늦추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은 유럽연합(EU) 국가와 방산 협력을 추진하더라도 러시아와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부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소원해진 러시아와의 관계를 유지·개선해야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EU와 방산 협력을 대대적으로 강조한 한국 정부를 러시아는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 전 의원은 나토와의 방산 협력을 “지금은 하나의 국가 협상 레버리지로 삼을 수 있으나, 나중에 후과가 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캐나다를 찾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달 1일(현지시간) 캐나다 자동차 부품기업 마틴리어에서 열린 한화오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동차부품제조협회(APMA), 알고마 스틸의 MOU 체결식에 참석해 있다. 강훈식 비서실장 SNS 갈무리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캐나다를 찾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달 1일(현지시간) 캐나다 자동차 부품기업 마틴리어에서 열린 한화오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동차부품제조협회(APMA), 알고마 스틸의 MOU 체결식에 참석해 있다. 강훈식 비서실장 SNS 갈무리

방산 협력을 정부가 직접 강조하다 보니 외교 메시지가 일관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나토와 방산 협력을 강조할 때에는 무기 판매에 방점을 찍고, 북한과 관계 개선이나 한반도 정세를 이야기할 때에는 평화 공존을 내세우는 식입니다. 정부 메시지의 일관성이 떨어지면 국제사회에서 신뢰가 약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한국·몽골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정세 진전을 위한 몽골의 건설적인 역할과 지지에 감사드리면서 한반도 평화와 협력 증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메시지는 자국에 대해선 평화를 도모하면서 외국으로 무기 수출을 강조하는 것처럼 느껴지며 ‘우리 땅만 전장이 아니면 돼’라는 태도로 비칠 수 있습니다.

참여연대는 지난 7일 “무기와 전쟁을 팔면서 평화공존을 촉진할 수는 없다”는 성명을 냈습니다. 이들은 “다른 나라에 무기를 팔겠다고 나서면서 한반도 평화를 호소할 수는 없다”며 “대외 정책의 신호가 평화공존이 아니라 적대와 군비경쟁의 문법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무기박람회저항행동,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소속 활동가들이 지난달 30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학살 공조’ 방산포럼을 규탄하며 무기수출·군사협력 전면 재검토, 인권·평화 중심 국방정책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무기박람회저항행동,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소속 활동가들이 지난달 30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학살 공조’ 방산포럼을 규탄하며 무기수출·군사협력 전면 재검토, 인권·평화 중심 국방정책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정부가 방산 협력에 적극 나서면서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대응이 까다로워진 점도 숙제로 남습니다. 북한의 대 러시아 무기 수출과 북·러의 군사 협력을 비판할 명분이 옅어진 게 하나의 예입니다.

우크라이나 매체는 지난 8일(현지시간) 북한 제조 포탄이 러시아군 포탄의 25~40%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HUR)이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의 무기 수출은 북한의 무기 거래와 과학기술 교류를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위반입니다. 그렇지만 정부가 무기 판매에 전력을 다하는 상황에선 이에 대한 비판의 무게감이 전보다 떨어질 수 있습니다.

방산 협력을 기반으로 한 한국·나토의 결속으로 북한·중국·러시아가 더 밀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정부 일각에선 방산 협력에 따른 국제관계 리스크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지만, 나토와 방산 협력이 한반도 문제의 변수가 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정부가 방산 협력에 직접 뛰어들면서 북한이 군사적으로 러시아, 중국과 각각 밀착할 명분을 줄 우려가 있다”며 “특히 방산시장 개척은 단순히 무기 판매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의 나토 편입 문제와도 결부돼 있어 북·중·러의 결속을 더 강화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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