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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혈 없이 붙여서 혈당 확인…당뇨병 자기관리 쉬워졌다

입력 2026.07.11 09:00

수정 2026.07.1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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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혈당측정기 활용법

연속혈당측정기는 당뇨병 환자가 혈당 변화를 수시로 확인하면서 관리할 수 있게 돕는다. 한 이용자가 팔에 혈당측정기 센서를 부착하고 스마트폰으로 혈당 추이를 살펴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연속혈당측정기는 당뇨병 환자가 혈당 변화를 수시로 확인하면서 관리할 수 있게 돕는다. 한 이용자가 팔에 혈당측정기 센서를 부착하고 스마트폰으로 혈당 추이를 살펴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음식을 먹으면 핏속에선 인체의 세포가 에너지원으로 쓰는 포도당(혈당) 농도가 올라간다.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은 바로 이 혈당이 세포로 잘 들어가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인슐린이 잘 분비되지 못하거나, 분비는 되지만 제 기능을 못하는 탓에 세포로 흡수되지 않은 혈당 수치가 높게 유지되면 당뇨병이 된다. 지속적인 고혈당 상태는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을 높인다.

최근 주목받는 연속혈당측정기는 당뇨병 환자가 이런 혈당 변화를 수시로 확인하면서 정밀한 혈당 관리를 할 수 있게 돕는다. 기존 자가혈당측정기가 특정 순간의 혈당 수치만 알려주는 반면, 연속혈당측정기는 혈당이 올라갔다 내려가는 흐름을 보여준다. 식사 후 혈당이 얼마나 오르는지, 운동 후 혈당이 어떻게 안정되는지, 잠자는 동안 저혈당이 생기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당뇨병 및 당뇨병 전단계 인구가 늘어나는 흐름 속에서 한편으론 당뇨병이 아님에도 혈당 수치를 바탕으로 체중 감량을 시도하는 경우까지 늘고 있어 전문가들은 올바른 활용법과 적용 대상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대한당뇨병학회의 ‘당뇨병 팩트시트 2024’를 보면 2021~2022년 기준 국내 30세 이상 당뇨병 인구는 533만명, 당뇨병 전단계 인구는 1400만명에 달했다. 비만 등 대사질환 증가세와 함께 당뇨병 유병률도 빠르게 높아지면서 현재 당뇨병 인구는 600만명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로는 당뇨병에 해당하지만 병원에서 진단을 받지는 않았거나, 적극적 관리와 생활습관 개선이 뒤따르지 않으면 향후 발병할 위험이 큰 인구까지 포함해 약 2000만명이 당뇨병의 영향권에 놓인 셈이다.

팔에 동전 크기 센서 붙여 측정
피 뽑는 아픔 없고 수시로 확인
최대 14일 변화 추이 볼 수 있어
저혈당 쇼크 등 조기 발견 수월
사용자들 사망 위험 62% 낮춰

다이어트 목적에 사용은 부적절
혈당·체중 상관관계 근거 부족

이런 사람들에게는 연속혈당측정기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자가혈당측정기를 쓸 때 매번 손끝을 찔러 피를 뽑아내야 했던 것과 달리 동전 크기의 작은 센서를 팔에 붙이기만 하면 돼서 편리하다. 혈당 측정은 피부 아래 세포 사이를 채우고 있는 조직액(간질액)의 포도당 농도를 약 5분 간격으로 파악하는 방식을 쓴다. 한 번 센서를 붙이면 제품에 따라 최대 14일 정도 사용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 앱이나 전용 기기를 통해 혈당의 변화 추이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혈당이 너무 높거나 낮을 때는 알람으로 알려주기도 한다. 조윤경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최신 연속혈당측정기는 정확도가 많이 향상돼 임상 진료에서 활용 가능한 수준”이라며 “다만 혈액이 아닌 간질액을 측정하기 때문에 실제 혈당보다 5~15분 정도 늦게 반영될 수 있어서 저혈당 증상이 있거나 혈당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선 손끝 채혈로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연속혈당측정기를 쓰면 특히 ‘혈당 목표 범위 내 시간’(TIR)을 확인할 수 있어 혈당 관리에 용이하다. 이 지표는 하루 중 혈당 수치가 적정 범위(70~180㎎/㎗) 안에 머문 시간의 비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TIR이 90%라면 하루 중 90%의 시간 동안 혈당이 적정한 범위 안에 있었다는 뜻이다.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은 TIR 70% 이상을 주요 혈당 조절 목표 중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섭취 후 혈당을 크게 올리는 음식을 파악하거나, 혈당 안정에 도움이 되면서 자신에게 잘 맞는 운동 종목을 알아내는 등의 용도로 기기를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인슐린을 사용하는 환자나 혈당 변동이 큰 환자, 저혈당이 반복되거나 저혈당 증상을 잘 감지하지 못하는 환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혈당이 위험한 수준까지 떨어지는 저혈당 쇼크는 의식 상실과 뇌 손상에 이어 사망까지 이를 위험이 있어, 이 경우 수면 중에도 혈당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연속혈당측정기를 쓰면 조기 발견과 대처가 가능해진다. 인슐린 주사 용량을 보다 안전하게 조절하거나, 임신 중 혈당 조절이 필요한 경우에도 유용하다.

최신 연구에서도 연속혈당측정기가 기존의 혈당 측정 방식보다 1형 당뇨병 환자의 합병증과 사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연구진이 집중 인슐린 치료를 받은 성인 환자 1만7018명을 대상으로 시행해 지난달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면, 연속혈당측정기 사용군(8509명)은 비사용군(8509명)보다 전체 사망 위험이 62%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합병증 위험도 심혈관질환(72%), 당뇨병 케토산증(60%), 말기신질환(57%) 등이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또한 연속혈당측정기를 쓴 뒤에는 중증저혈당 발생 빈도 역시 쓰기 전보다 61.5% 줄어들었다.

김지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연속혈당측정기 사용이 응급실을 찾아야 하는 급성 합병증부터 만성 합병증인 말기신질환, 심혈관질환 그리고 사망 위험 감소에 이르기까지 연관성을 보인다는 점을 전국 단위 대규모 연구로 확인했다”면서 “이는 연속혈당측정기 사용과 더불어 1형 당뇨병 재택의료 시범사업을 통한 체계적인 교육이 병행된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이 시행하고 있는 1형 당뇨병 재택의료 시범사업은 환자가 전문 의료진에게 혈당 관리 교육과 상담을 받은 뒤 병원에 가지 않고도 스스로 안전하게 자가 관리를 할 수 있게 지원하는 제도다. 연속혈당측정기 등 관련 의료기기 사용법과 인슐린 주사법 등을 배우고 기기 이용에 드는 비용 부담도 덜 수 있다는 점이 환자들에겐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당뇨병이 없는데도 체중 감량만을 위해 연속혈당측정기를 쓰는 경우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 이 체중 감량 방식은 ‘혈당이 올라가는 음식을 피하면 살이 덜 찐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일면 그럴듯하게 들릴 수 있지만, 관련된 의학적 근거가 아직 충분히 나오지 않았다. 대한당뇨병학회·대한비만학회 등에서도 공동 성명을 내고 당뇨병이 없는 사람이 살을 빼기 위해 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게다가 병이 없어 건강보험 등의 지원을 받지 않으면 연속혈당측정기 센서 비용만 한 달에 수십만원까지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 또한 클 수밖에 없다.

조 교수는 “체중 관리가 목적이라면 검증되지 않은 기기에 의존하기보다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와 같은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방법”이라며 “연속혈당측정기는 당뇨병을 관리하는 데 분명 혁신적인 기기지만 적정 대상이 의료진의 지도를 받아 사용할 때 가장 큰 가치를 발휘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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