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대 이미지. 프리픽
주방 수납공간이 부족하면 가장 먼저 손이 가는 곳이 있다. 바로 싱크대 아래 공간이다. 부피가 큰 냄비나 세제는 물론 쌀과 건어물, 키친타월까지 넣어두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싱크대 아래를 식재료 보관 장소로는 추천하지 않는다. 습기와 온도가 높고 배관이 지나가는 구조 탓에 곰팡이와 해충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특히 장마철과 여름철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바퀴벌레가 물과 먹이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장소를 선호하며, 주방 배수구와 싱크대 주변, 배관 인근을 대표적인 서식 장소로 꼽는다. 싱크대 아래 공간이 해충에게는 사실상 ‘최적의 환경’인 셈이다.
가장 대표적인 금지 품목은 쌀, 밀가루 등 곡류다. 쌀은 습도와 온도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습기가 많아지면 곰팡이 발생 위험이 커지고, 저장 곡물 해충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미국 농무부(USDA)는 쌀, 파스타, 시리얼, 건조 믹스류 등 건조식품은 습기를 피하고 밀폐 용기에 담아 건조한 장소에 보관할 것을 권고한다.
특히 싱크대 아래는 배관 결로와 미세 누수 가능성이 존재해 곡물을 장기간 보관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개봉한 쌀은 밀폐용기에 옮겨 담은 뒤 서늘한 장소나 냉장고 채소칸에 보관하는 방법을 권장한다.
김·멸치·다시마 같은 건어물도 위험하다. 실온 보관이 가능하다고 해서 습기에 강한 것은 아니다. 김과 멸치, 다시마, 가쓰오부시 같은 건어물은 공기 중 수분을 쉽게 흡수한다. 한 번 눅눅해지면 식감이 떨어지고 변질 속도도 빨라진다. 특히 여름철에는 포장을 열고 며칠 지나지 않아 냄새나 맛이 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키친타월도 피해야 한다. 많은 가정이 싱크대 아래에 키친타월이나 종이컵, 종이접시를 보관한다. 하지만 종이 제품은 습기를 매우 쉽게 흡수한다. 장기간 습한 환경에 놓이면 눅눅해질 뿐 아니라 곰팡이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무엇을 넣어야 할까. 싱크대 아래 공간에는 비교적 습기에 강한 물건이 적합하다. 프라이팬과 냄비, 스테인리스 볼과 체, 세제와 청소용품, 고무장갑과 수세미, 쓰레기봉투 등이다.
다만 이 역시 배관 누수 여부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에는 멀쩡해 보이더라도 작은 결로와 미세 누수는 오랜 시간 동안 곰팡이와 악취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마철 주방에서 벌레가 갑자기 늘었다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곳은 싱크대 배수구가 아니라, 어쩌면 그 아래 수납장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