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7년
직장 내 괴롭힘 신고센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용노동부가 형사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검찰에 넘긴 직장 내 괴롭힘 사건 4건 중 1건이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직장갑질119가 분석한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노동청에 접수된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2020년 5823건에서 2025년 1만6373건으로 약 3배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신고건 중 과태료가 부과된 사례는 231건(1.4%),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사례는 101건(0.6%)에 그쳤다.
송치된 101건 가운데 처분 결과가 확인된 사건은 81건으로, 52건은 기소됐지만 27건(26.7%)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불기소는 2건이었다. 기소유예는 범죄 혐의는 인정되지만 여러 사정을 고려해 검사가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이다. 노동부가 형사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송치한 사건 4건 중 1건은 검찰에서 형사처벌 없이 종결된 셈이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이 송치한 사건의 기소율은 60%였지만 경기청은 47.4%, 부산청은 45.5%로 지역별 편차도 컸다. 같은 유형의 사건이라도 어느 지역에서 처리됐는지에 따라 기소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7년이 다 돼 가지만 직장 내 괴롭힘은 여전히 줄지 않고 있었다. 직장갑질119가 지난달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최근 1년간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32.1%였다. 괴롭힘을 경험한 직장인 가운데 55.1%는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고 답했다. 신고하지 않은 이유로는 ‘신고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49.0%)가 가장 많았고, ‘인사상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30.1%)가 뒤를 이었다.
김유경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노동부가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정도로 형사처벌이 요구되는 심각한 사안마저 아무런 제재 없이 종결된다면 법령으로서 최소한의 실효성마저 담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