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가 호남 반도체 투자계획을 내년도 임금 협상에서 다루겠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시행으로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상 결정도 교섭 대상이 된 만큼,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 노조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기업노조는 13일 입장문을 내고 “주말(11~12일) 간 조합원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전환 배치와 근로조건, 처우 등을 고려할 때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84%에 달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사측 또한 두 차례에 걸친 조합과의 미팅에서 (메가 프로젝트에 대해) ‘경영진도 부담스러워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면서 “일할 사람도, 투자한 회사도 확신하지 못하는 계획이라면,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신뢰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내년도 임금 협상 시 호남 반도체 투자 계획을 의제로 다루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노란봉투법에 따라 조합원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상 결정도 교섭의 대상이 됐다”며 “수만 명의 근무지와 처우가 걸린 이번 프로젝트야말로 그 대표적인 경우”라고 밝혔다.
노조는 정부를 향해서는 “노사정 협의의 장에 응답해 달라”고 밝혔다. 또한 여당이 메가프로젝트와 관련 연구개발 인력을 대상으로 주52시간 근로제 적용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를 두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반도체 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의사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정부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반도체 인력 역시 동일하게 존중받아야 할 노동자”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전남광주에 약 400조원을 투자해 신규 반도체 팹(공장) 2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