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어준씨가 2024년 12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했다가 퇴장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방송인 김어준씨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1심 재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4단독 강경묵 판사는 14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김어준씨에게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강 판사는 “범행 횟수가 적지 않고 피해자(이 전 기자)는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피해자가 피고인(김씨)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판사는 “피고인이 당시 문제된 수사 상황을 논평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을 뒷받침할 근거 중 하나로 허위 사실을 반복적으로 적시했다”며 “여론 왜곡 측면에서도 죄질이 불량하다”고 했다.
김씨는 2020년 4~10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방송에서 총 6회에 걸쳐 이 전 기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방송에서 이 전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게 돈을 줬다고 거짓 제보하라’고 종용했다는 취지로 거듭 허위 발언했다는 공소사실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검찰은 김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강 판사는 사실이 아닌 의견 표명에 불과하다는 김씨 주장에 대해 “발언의 표현과 맥락 등을 종합하면 평균적 청취자 입장에서는 피고인 발언이 피해자 말을 그대로 옮긴 것으로 인식한다”며 “해설을 근거로 논평한 것이라고 인식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강 판사는 또 “피고인은 허위성을 인식하고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도 있었다”고 판단했다. 강 판사는 “피고인은 (이 전 기자 관련) 녹음파일에 없는 발언을 짧지 않은 기간 반복하고 ‘뭐가 취재인가 공작이지. 취재 과정이 아니라 범죄 공모다’ 등 발언을 했다”고 했다.
이날 재판에 출석한 김씨는 선고가 끝난 뒤 ‘비방 목적을 인정하나’ ‘허위사실 유포에 사과할 생각이 있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이 전 기자는 선고 후 페이스북에 “허위사실을 유포한 권력자와 맞선다는 게 이렇게 힘든지 몰랐다”며 “재판부가 법과 원칙으로 피고인 김어준의 끝없는 거짓과 선동에 철퇴를 내렸다는 점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지난해 7월 김씨 혐의와 유사한 내용으로 이 전 기자를 명예훼손한 혐의를 받던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판결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