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필 전 육군 지상작전사령관이 13일 ‘내란 가담 의혹’과 관련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가 12·3 불법계엄이 선포된 이후 강호필 전 육군 지상작전사령관이 예하 부대에 “포고령을 어기면 전시에는 사형”, “즉결 심판”이라며 포고령 엄수 지시를 내린 정황을 포착했다. 특검은 강 전 사령관이 수사 선상에 오르자 참모들을 회유하려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단서도 확보했다. 특검은 전날 기각된 강 전 사령관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14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은 최근 복수의 지작사 예하 부대의 전·현직 관계자를 불러 조사하면서 “강 전 사령관이 계엄 당시인 2024년 12월4일 오전 0시40분쯤 예하 군단장과의 화상 회의에서 ‘각 부대에 포고령 위반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철저히 교육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취지 진술을 확보했다.
이들 관계자 진술에 따르면 강 전 사령관은 “포고령을 지키지 않으면 전시엔 사형이다”며 “즉결심판을 받는다”고도 강조했다고 한다. 다만 강 전 사령관은 특검 조사에서 이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전 사령관은 계엄 선포 5개월 전인 2024년 7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하와이 순방에 동행한 자리에서 ‘불리한 정치 상황을 군대를 동원해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윤 전 대통령 발언을 들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귀국해 신원식 당시 국방부 장관을 찾아가 “장관님이 말려달라”고 간언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은 강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의 계엄 계획이 ‘전시·사변 등의 국가비상사태’라는 요건에 맞지 않는 위법한 것이었다는 점을 미리 인지하고 있었다고 판단한다. 그런데도 강 전 사령관이 계엄 당시 내려진 위헌·위법한 포고령을 두고 ‘사형’과 ‘즉결심판’까지 거론하며 엄수 지시를 내린 것은 내란에 가담할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특검은 본다.
한편 특검은 강 전 사령관이 특검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계엄 당시 지작사에서 자신을 보좌했던 참모들을 상대로 진술을 회유하려 한 사실도 확인했다. 강 전 사령관은 특검 조사를 받은 지작사 참모들에게 전화를 걸어 “조사를 받고 왔는데 나에게 왜 얘기도 안 했느냐”, “특검이 어떤 내용을 물었느냐”, “내가 계엄 당시 2사단 출동 지시 안 하지 않았느냐” 등이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키기 전, 강 전 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전화를 받고 예하 2사단 병력을 추가로 투입 가능한지 검토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전날 이종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 주재로 열린 강 전 사령관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이런 점을 강조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범죄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수사 경과 등에 비추어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은 “강 전 사령관이 예비역이기 때문에 현역 군인에 대한 영향력이 없다”는 취지로 그에게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4일로 수사가 종료되는 특검은 수사 기간 연장 여부 등을 살펴본 뒤 보강 수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재청구할지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