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4일 청와대세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부가 14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1.0%포인트 높인 3.0%로 상향 조정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듬해인 2021년(4.6%)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인공지능(AI)발 반도체 부문의 초호황에 힘입은 것이다. 올해 중동전쟁 영향에도 5년 만에 가장 많이 성장할 것이란 예상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고용 없는 성장과 양극화를 해결하지 못하면 3%대 성장이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 있다.
재정경제부는 이날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하면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3.0%로 올려잡았다고 밝혔다. 반도체 호황, 중동전쟁 긴장 완화,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 등이 성장률 상향의 배경이다. 경상(명목) 성장률의 경우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12.3%)으로 전망됐다. 재경부는 올해 성장세 확대를 바탕으로 현 정부 임기 내 ‘잠재성장률 3%, 수출 4강, 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를 달성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도 제시했다.
문제는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 이면의 그림자도 짙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취업자 수는 15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는 당초 예상보다 1만명 줄어든 것이다. 청년층 고용률이 떨어지고, 구직활동을 포기한 ‘쉬었음’ 인구가 40만명 내외인 점도 우려스럽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청년들의 외침이 ‘쉬었음’ 증가로 나타나고 있음을 정부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정부가 역량을 쏟아붓고 있는 반도체 산업이 취업유발계수가 낮고, AI 확산이 경력 초기 단계 청년층의 직무를 빠르게 대체하는 현상도 고용 없는 성장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 정부는 2030년까지 민간과 공공을 합쳐 2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으나, 청년 일자리를 중장기 목표로 설정한 것은 문제의 절박성을 감안하면 안이해 보인다. 공공부문 기간제 처우 개선 문제, 특수고용직·플랫폼 노동자 권리 강화 등 양극화 대응 과제가 ‘대화 착수’ ‘검토’ 등 수준에 머무른 것도 유감이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만큼 정부가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을 골자로 한 성장전략을 내놓은 것은 타당하지만, 이젠 ‘어떤 성장인가’라는 질문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 양극화 해소를 위한 안전망 강화 등 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성장 기반이 중요하다. 안전망이 촘촘한 국가일수록 기술혁신에 더 개방적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