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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형사재판소

입력 2026.07.14 19:05

수정 2026.07.14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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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유타주의 보호 구역을 축소·수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유타주의 보호 구역을 축소·수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EPA연합뉴스

2002년 7월 상설 사법기구인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출범했다. 집단살해·반인도·전쟁·침략 등 중대하고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개별 국가의 국내법으로 응징되지 않는 인물을 국제 법정에 세울 수 있게 됐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정의를 구현할 기구가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 ICC가 체포영장을 발부한 대표적 인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2023년 3월, 네타냐후는 가자지구 전쟁 과정에서 발생한 범죄 혐의로 2024년 11월 각각 발부된 ‘국제 수배자’인 셈이다. 이들은 ICC 123개 회원국을 방문하면 체포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정치·외교적 부담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러시아, 중국 등 강대국은 ICC에 가입하지 않은 데다 그동안 ICC 유죄 판결은 콩고민주공화국과 우간다의 반군 지도자 등 10건 미만이라 실효성에 한계도 있다.

미 국무부가 13일(현지시간) “ICC를 무력화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대응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ICC의 재판 관할권을 부정하는 것은 물론 ICC 관계자의 미국 입국 금지 등 제재를 확대하고, 특히 미국의 ‘안보 우산’을 제공받는 동맹국들이 ICC를 탈퇴하도록 촉구해 기구를 사실상 해체시키겠다고 한다. 한국도 미국의 탈퇴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ICC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은 새삼스럽지 않다. 지난해 8월과 12월 ICC 소속 판검사 6명을 미국과 이스라엘 주권을 침해했다며 제재하기도 했다. 그런데 ICC 무력화를 선언한 것을 두고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와 정부 인사들이 퇴임 후 기소될 가능성에 대비하는 의도로 해석한다.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 초기에 여학교를 폭격해 175명이 숨진 사건, 카리브해에서 민간 선박을 공격한 일이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터다.

미국은 14일까지 사흘 연속 이란을 공습했다. 한국시간 15일 오전 5시를 기해 대이란 해상 봉쇄 조치도 재개한다. 미국·이란 전쟁이 지난달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 이전으로 돌아가는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다. 트럼프는 무슨 일을 벌이려고 이 시점에서 ICC 무력화를 발표한 것일까.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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