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배송망’ 쿠팡에 배민·GS25 등 도전장
“촘촘한 점포망 활용” 수익성 확보가 과제
유통업계의 배송 속도 경쟁이 ‘당일배송·새벽배송’을 넘어 상품 주문 후 도착까지 1시간 안팎에 끝나는 ‘즉시배송’까지 치닫고 있다.
소규모 물류창고 역할을 하는 매장이 동네 곳곳에 있는 편의점·기업형슈퍼마켓(SSM)과 촘촘한 배달망을 가진 배달앱이 협업해 ‘퀵커머스’ 시장 확대에 나서고, 대형마트 같은 전통의 강자들도 생존을 위해 속도전에 뛰어들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문 후 1~2시간 내에 상품을 받아보는 퀵커머스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SSG닷컴의 경우 지난해 9월 시작한 ‘바로퀵’ 매출과 주문 건수가 올해 1월1~10일에 비해 이달 1~10일 각각 232%, 298% 성장했다. 바로퀵은 1시간 내외로 주문상품이 도착하는 서비스로, 전국 이마트 88개 거점점포 3㎞ 내외 지역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 사이에 주문하면 이마트 점포 상품을 배송해준다. 또한 SSG닷컴은 최근 오후 8시까지 주문하면 당일 배달해주는 ‘2시간 배송’도 이마트 하남·양재점 인근에서 새롭게 도입했다. 바로퀵이 소용량 상품 중심이라면 2시간 배송은 이마트 대부분 상품을 취급한다는 차이가 있다. 같은 이마트 계열인 G마켓도 이마트와 협력을 통해 이르면 내년 상반기 퀵배송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유통업계가 ‘더 빠른’ 배송에 매달리는 것은 당일배송·새벽배송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에게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해 이들을 묶어두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배달앱의 경우도 퀵커머스는 음식배달 외에 새로운 수요를 발굴하는 수단이다. 배달앱 중 가장 앞서 있는 곳은 배달의민족이다. 배민은 배달앱 중 유일하게 직영형과 입점형을 모두 운영 중이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과 부산, 대구, 전남광주 등 광역권을 중심으로 세워진 80여개의 도심형 유통센터가 물류거점인 직영형 퀵커머스(B마트)의 경우 오전 8시부터 자정까지 신선식품, 간편식, 생활용품, 소형가전 등을 평균 30분 안에 배송해준다.
올해 상반기 B마트 주문 수와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 성장했는데, 두부, 달걀, 콩나물 등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식품의 성장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또한 배민은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편의점, GS더프레시, 이마트에브리데이, 노브랜드,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등 SSM을 비롯한 주요 유통업체 매장 약 2만개가 들어와 있는 입점형 퀵커머스도 운영하고 있다.
후발 주자인 쿠팡이츠와 요기요는 편의점, SSM 등과 협업한 입점형 퀵커머스 사업을 주력으로 전개 중이다.
편의점 GS25와 SSM인 GS더프레시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배달앱 3사 등과 협력해 퀵커머스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국 골목 곳곳에 1만8600여개 매장을 확보한 게 최대 강점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GS25와 GS더프레시는 이미 전국 고객의 5분 거리에 촘촘한 점포망을 갖고 있다”며 “이를 물류거점으로 전환하면 전국 단위의 퀵커머스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GS25와 GS더프레시는 주류, 담배 등을 제외한 1만종 이상의 상품을 즉시 배송한다. 올해 상반기 GS25의 퀵커머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98.3%)로 성장했다. 특히 달걀, 소포장 양념육 등 신선식품 중심의 퀵커머스 장보기 상품 매출은 450% 급증하면서 전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GS25와 GS더프레시의 연간 퀵커머스 주문은 1500만건에 달하고, 평균 객단가는 오프라인의 5배에 이른다.
CU는 올해 상반기 배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3.1% 늘었다. 세븐일레븐의 배달 서비스 주문도 올해 상반기에 작년 동기 대비 건수로는 48%, 거래액으로는 52% 증가했다. 이마트24도 올해 상반기에 주문 건수와 매출이 각각 291%, 299% 늘었다.
배달앱과 편의점, SSM의 경우 이미 배송망과 점포가 거미줄처럼 깔려 있어 새로운 투자에 드는 비용이 크지 않다는 점이 매력적인 요소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통상적인 점포 상권은 200m 내외지만 배달은 1㎞ 이상으로 설정돼 있어서 가맹점의 추가 매출 수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수익성 개선은 과제다. 업체들의 속도 경쟁이 심화하면서 무료배송, 무료반품, 할인쿠폰 배포 등을 상시로 하며 출혈경쟁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한 업체 관계자는 “현재는 각 사가 퀵커머스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속도와 가격을 넘어 (수익을 내면서도) 얼마나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