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원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제14차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세종|문재원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380원(3.7%) 오른 1만700원으로 결정됐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223만6300원으로, 올해보다 7만 9420원 올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한 제14차 전원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노동계의 최초 요구안인 1만2000원보다 1300원 적고, 경영계의 최초 요구안인 1만320원보다 380원 많은 액수다.
공익위원들은 이날 중재안으로 시급 1만600원~1만860원의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했다. 올해 최저임금 1만320만원보다 2.7~5.25% 높은 수준이다. 하한선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반영했고, 상한선은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합해 산정했다.
이후 두 차례 더 추가 수정안이 나왔지만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공익위원들이 1만720원(3.9% 인상)을 권고안으로 내놨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결국 노동계는 최종 수정안으로 1만730원, 경영계는 1만700원을 제시했고 표결을 거쳐 내년 최저임금이 결정됐다.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4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700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연합뉴스
권순원 최저임금위원장은 결정 직후 “30원 차이로 표결을 결정하게 돼 안타깝다”면서도 “역사상 가장 근접한 노사 양측의 최종 제시안이 나온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인상률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한국노총은 “최근의 물가 수준과 체감 생계비 상승을 고려하면 사실상 동결에 가까운 수준으로, 최저임금의 생계보장 기능을 회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올해 최저임금 심의에서 처음으로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방안이 공식 안건으로 논의됐지만 결국 부결됐다”며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안도 최종 요구안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으로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입장문에서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운 경영 현실과 한계에 이른 지불 능력을 고려하면 최저임금은 동결됐어야 했지만 이를 관철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결정은 물가 상황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현장의 경영 부담, 고용 위축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역대 최다 부채와 경기 부진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소상공인의 지불 능력을 외면한 결정”이라며 “최저임금 추가 인상에 깊은 유감과 허탈감을 감출 수 없다”고 비판했다.
공익위원들은 이날 정부에 최저임금 제도 개선도 권고했다. 최저임금 제도가 플랫폼 노동 증가 같은 노동시장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해마다 같은 쟁점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최임위에서는 택배·배달기사 등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이 처음 공식 안건으로 올랐으나 경영계 반대로 부결됐다. 공익위원들은 “하반기 중 고용노동부에 제도개선 추진단을 설치하고 최저임금제도 적용 대상, 결정 기준 등을 검토·연구한 후 종합적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노동부 장관은 다음 달 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한다. 최저임금은 사업장 규모와 업종에 관계없이 원칙적으로 모든 사업장에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