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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갱이가 왜 왔냐’길래 ‘어르신 일손 도우려고’라고 답했죠”…문턱 높은 북향민 정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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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북향민으로 북한 전통주 업체 하나도가를 운영하는 김성희 대표는 14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3회 북향민의 날 기념행사에서 자신의 한국 정착 과정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저희 모녀의 지역 정착 첫 시작은 이웃을 만나면 먼저 인사하고, 다들 하기 싫어하는 일이 있으면 찾아서 하며 북향민임을 당당하게 밝히는 것이었다"며 "마음의 문을 열고 먼저 지역민들을 이해하려고 다가가니 저를 자신들의 누이, 동생, 딸처럼 조금씩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북향민의 성공적인 지역 정착이란 지역사회에서 낯선 이방인이 아닌 가족과 같은 이웃이 되는 것"이라며 "이웃으로 받아준 지역사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어 지역 고아원, 지체장애인협회, 양로원 등 후원 단체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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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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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갱이가 왜 왔냐’길래 ‘어르신 일손 도우려고’라고 답했죠”…문턱 높은 북향민 정착

입력 2026.07.15 06:00

수정 2026.07.1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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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관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14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3회 북한이탈주민의 날 기념식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참석자들이 북으로 띄우는 종이 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3회 북한이탈주민의 날 기념식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참석자들이 북으로 띄우는 종이 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빨갱이가 왜 여기까지 왔냐’며 소리 지르던 이웃 어르신이 계셨다. 농번기 때 꼭 그 어르신 집에 가 도와드리며 ‘어르신 집에 일손이 부족한 것 같아 제가 북한에서부터 달려왔다’고 말했다.”

북향민(북한이탈주민)으로 북한 전통주 업체 하나도가를 운영하는 김성희 대표(52)는 14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3회 북향민의 날 기념행사에서 자신의 한국 정착 과정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저희 모녀의 지역 정착 첫 시작은 이웃을 만나면 먼저 인사하고, 다들 하기 싫어하는 일이 있으면 찾아서 하며 북향민임을 당당하게 밝히는 것이었다”며 “마음의 문을 열고 먼저 지역민들을 이해하려고 다가가니 저를 자신들의 누이, 동생, 딸처럼 조금씩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북향민의 성공적인 지역 정착이란 지역사회에서 낯선 이방인이 아닌 가족과 같은 이웃이 되는 것”이라며 “이웃으로 받아준 지역사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어 지역 고아원, 지체장애인협회, 양로원 등 후원 단체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언어와 한국 사회의 편견 탓에 북향민이 한국 사회에 정착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춘천시에서 일하는 조경욱씨(52)는 “제 업무가 수도요금 민원 상담인데 제 고향이 함경도 무산이라 말투 톤이 높아서 민원인들한테 보이스피싱이냐는 오해도 많이 받았다”고 했다. 탈북 후 중국에서 10년간 체류하다 딸과 함께 한국에 입국한 조씨는 중국에서의 생활에 대해 “신분이 없는 탓에 6개월에 한 번씩 일터를 옮겨야 했고, 길을 가다가 경찰을 만나면 도망치기 일쑤였다”고 전했다.

언어 문제는 북향민 어머니와 중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제3국 출생 북향민 자녀들에게 더 높은 장벽으로 작용한다. 중국에서 거주하다 먼저 한국에 정착한 어머니를 따라 8세 때 입국한 대학생 박금성씨(21)는 “한국에 온 지 두 달 만에 한글을 익히지 못한 채 초등학교에 가게 됐다”며 “아이들이 저를 신기해하며 질문을 쏟아냈지만 하나도 알아듣지 못했다”고 했다. 박씨는 “하루는 어떤 아이가 저에게 ‘바보’라고 말했는데, 집에 가서 어머니에게 뜻을 물어보고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서럽기만 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탈북 대안학교인 부산 장대현중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더이상 제 이야기를 숨기지 않아도 된다는 용기와 공동체가 주는 안정감에 대해 알게 됐다”고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는 “한국에 입국하는 제3국 출생 북향민 자녀들 수가 많아지고 있는데 정규 과정에서는 이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하기 어렵다”며 “대안학교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기념행사에서 임웅순 국가안보실 2차장이 대독한 축사에서 “새로운 공동체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하는 경험은 사회통합의 밑거름이 되고, 언젠가 남과 북이 함께 살아갈 미래를 준비하는 소중한 자산”이라며 “대한민국의 당당한 국민이신 여러분이 삶의 무게를 혼자 짊어지시지 않도록 정부가 더욱 세심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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