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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오늘은 힙합, 그중에서도 한국 힙합 얘기를 해보려 합니다.

MC메타는 "우리가 마스터플랜에서 랩할 때와 규모 차이만 있지, 한국 힙합은 여전히 연약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 힙합은 어떻게 '뿌리깊은 나무'가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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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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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힙합은 ‘뿌리깊은 나무’가 될 수 있을까

입력 2026.07.15 07:00

수정 2026.07.2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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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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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힙합은 공중에 떠 있는 나무 같다”

래퍼 MC 메타가 3일 서울 마포구의 한 연주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래퍼 MC 메타가 3일 서울 마포구의 한 연주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독자님들은 어떤 음악을 좋아하시나요? 오늘은 힙합, 그중에서도 한국 힙합 얘기를 해보려 합니다. 마침 힙합을 주제로 취재 중인 주간경향과 협업해 힙합을 이모저모 뜯어봤답니다.

한국 힙합이 위기라고들 합니다. ‘어느 새부터 힙합은 안 멋져’라는 말이 자조 섞인 밈처럼 쓰일 정도죠. 여느 장르가 그렇듯 인기의 오르내림세가 있을 수 있겠지만, 한때 음원차트를 호령하던 전성기를 생각하면 지금의 위기론이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한국 힙합은 정말 위기인가요? 그렇다면 이 위기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점선면이 지난 3일 힙합 듀오 가리온의 MC메타를 만나 직접 물어봤습니다. 가리온은 한국 힙합 개척자이자 산증인으로 불립니다. 엠넷 힙합 경연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시즌 10 우승자인 조광일이 결승 무대에서 ‘가리온’이라는 제목의 곡을 부르며 자신이 한국 힙합 계통의 ‘적통’임을 내세웠을 정도죠.

MC메타는 “한국 힙합은 공중에 떠 있는 나무 같다”며 “언제 나무가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허술한 땅이다. 열매가 제대로 맺힐 리 없다”고 했어요. 그 이유 중 하나로 정기 공연을 여는 소규모 공연장의 부재를 꼽았어요. 특히 ‘언더 힙합의 성지’라고도 불린 홍대 앞 힙합클럽 마스터플랜이 문을 닫은 후 언더그라운드 힙합 뮤지션들이 설 무대가 없어졌다고 짚었습니다.

물론 힙합 뮤지션들의 노력도 있었습니다. 미국 남부 힙합을 가져와 한국에 잘 접목했고, 능력 있는 신예 뮤지션들이 등장해 힙합신에 활기를 불어넣었어요. 하지만 일리네어레코즈, 하이라이트레코즈, VMC 등 한국 힙합을 대표하는 3개 레이블이 2020년대 초 모두 문을 닫으며 한국 힙합은 자생력의 한계를 보여줬습니다. MC메타는 “우리가 마스터플랜에서 랩할 때와 규모 차이만 있지, 한국 힙합은 여전히 연약하다”고 말했습니다.

래퍼 MC 메타가 3일 서울 마포구의 한 연주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래퍼 MC 메타가 3일 서울 마포구의 한 연주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그렇다면 한국 힙합은 어떻게 ‘뿌리깊은 나무’가 될 수 있을까요. 한국 힙합 역사에서 <쇼미더머니>를 빼고 논할 수는 없겠죠. <쇼미더머니>의 흥행이 힙합의 대중화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미디어 의존성을 높였다는 평가도 받습니다. 이제 특정 프로그램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합니다.

“철학이나 신념 이야기를 하는 래퍼가 많지 않은 이유는 결국 돈이 안 돼서”라는 래퍼 최삼의 말은 뼈아픈 지적입니다. <쇼미더머니>가 없으면 좋은 랩 음악도 흥행하기가 어려우니 그 자리에 ‘돈 되는’ 혐오 가사가 밀고 들어온 것이죠. 혐오는 즉각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리스너가 많아지면 그만큼 아티스트의 체급도 커지니까요.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논란을 빚은 ‘리치 이기 사태’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리치 이기는 사과문에서 “눈살이 찌푸려질 만한 언행을 단지 유명세를 위해 일삼아 왔다”고 말했어요.

다만 개인에게 손가락질하는 것으로 끝나거나, ‘힙합은 망했다’고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해당 사태의 함의를 잘 살펴봐야 합니다. 힙합과 극우를 연구해온 문화평론가 윤광은씨는 이 사건에 대해 “개인의 일탈이라기보다는 힙합 신의 일반적 동향, 구조적 문제가 작용했다고 본다”고 분석했어요.

“오래된 나무의 고령/ 천년의 세월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지.” 가리온은 ‘뿌리깊은 나무’에서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한국 힙합의 원년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지만, 힙합이 한국에 자리 잡은 지는 30여년이 되었지요. 지나온 시간보다 더 긴 세월 나이테를 그려갈 한국 힙합. 튼튼한 뿌리 위에 열매를 맺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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