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미국 대사관 외벽에 걸려있는 러시아 국기(왼쪽)와 미국 국기(오른쪽). EPA연합뉴스
미국 상원이 러시아산 에너지 상위 수입국에 대해 최대 100%의 관세 부과를 추진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지 의사를 표명하면서 해당 제재안은 통과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상원은 14일(현지시간) 대러 제재안 수정안을 공개했다.
수정안에는 러시아의 원유와 천연가스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5개국에 대해 미국 대통령 권한으로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 비중이 15% 미만이고 수입을 줄이기 위한 실질적 노력을 기울이는 국가에는 예외를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고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 등이 발의한 당초 제재안에 담긴 최대 500%의 관세율보다 낮아진 수준이다. 관세 부과 대상도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국 전반에서 상위 5개 수입국으로 축소됐다. 아울러 최종 관세율 결정 권한은 미 무역대표부에 부여됐으며, 대통령에게는 제재 적용을 유예할 수 있는 재량권도 주어졌다.
이번 대러 제재안은 사실상 중국과 인도를 겨냥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러시아산 원유 최대 수입국 5곳은 중국과 인도, 슬로바키아, 헝가리, 아제르바이잔이다. 천연가스 수입 상위 5개국은 중국과 프랑스, 일본, 헝가리, 벨기에다. 다만 일본과 프랑스, 헝가리, 벨기에는 예외 조항 적용으로 제재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본회의 표결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법안 통과 가능성은 큰 것으로 관측된다. 그레이엄 의원 사후 상원에서 본회의 상정 요구가 늘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이것은 린지를 기리기 위한 것이고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무엇보다 원했던 일”이라며 제재안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블룸버그는 이번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미·중 무역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로 갈등을 빚어오던 미국과 중국은 최근 정상회담을 통해 협력을 약속한 바 있다.
오는 9월 워싱턴에서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회동에서도 무역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